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의 걸음이 분주한
밤 9시경의 서울 지하철 잠실역.
어느 정도 나이들어 보이는 바이올린 악사가
바이올린을 꺼내들더니
지하철의 출입문 앞에 섰다.
그리고는 활을 들어 바이올린을 켜며
오는 지하철을 바이올린의 선율로 마중했다.
항상 덜컹거리던 소음과 함께
철로를 타고 들어오던 지하철이
그가 깔아준 섬세한 바이올린의 선율을 타고
역으로 미끄러져 들어왔다.
나는 그가 음악으로 마중한 지하철에 올랐다.
난 잠실에서 강남역까지 갔다.
가는 동안 지하철은
철로를 버리고 선율을 타고 달렸다.
아마도 그의 꿈이었으리라.
철로 대신 선율을 타고 달리는 지하철이.
4 thoughts on “지하철의 악사, 그의 꿈”
보통은 벽 옆에서 통로를 걷는 이들을 대상으로 음악을 들려주며 시선을 모으는데,
이분은 출입문 앞으로 가서 열차를 향해 연주하는 게 특이하군요.
혹여 귀가하는 가족을 맞이하는 써프라이즈가 아닐지 모르겠네요.^^
열차 바꿔타기 위해 잠실역으로 들어서서 걸어가는데 악기 케이스를 열고 바이올린을 꺼내더니 스크린 도어 앞에 서더라구요. 잽싸게 카메라를 들이대고 찍었죠. 한 5분 정도 연주한 것 같아요. 같이 지하철 탔는데 제가 먼저 내렸어요. ^^
지하철 탄 모든 사람에게 현울림의 위로를 건낸거군요…
어떤 음을 켯응까 궁금하네요…
5분 정도 잠깐 연주한 뒤에 함께 지하철을 탔는데 고운 선율이더라구요. 곡은 제가 몰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