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의 이순신 장군 동상 앞은
국민단식장이 되었다.
기소권과 수사권을 갖춘
세월호 특별법을 요구하며 단식을 하다
병원으로 실려간 유민 아빠 김영오씨가
단식을 하던 곳이다.
(나는 김영오씨의 단식 농성에는 반대이다.
그에겐 또다른 어린 딸 유나가 있기 때문이다.
그가 단식 농성에 나서는 뜻은 알겠지만
내겐 그의 딸 유나가 나의 딸처럼 눈에 밟힌다.
단식 농성을 국민들에게 넘기고
그는 몸을 회복해야 한다.
그는 해야할 몫을 다했을 뿐만 아니라
그 몫을 지나치게 넘어섰다.)
하지만 그곳은 단순한 단식 농성장이 아니다.
광화문은 침몰하는 세월호의 진실을 막고자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붙들고 있는
에어포켓 같은 곳이다.
세월호와 함께 참사의 진실마저 묻히려는 기미가 보이자
김영오씨가, 그리고 사람들이 스스로 부력이 된 곳이다.
여학생으로 보이는 세 명의 1인 시위자들이
단식장의 길건너편에서 부력을 더한다.
그들의 피켓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130일, 무엇이 두려운 가요.”
“대통령님, 들리십니까.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해 힘쓰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대통령[명사] – 대한민국의 최고 책임자이며
행정부의 수반으로서 국가를 대표하는 인물.”
대통령의 정의를 알려주는 피켓 속의 문구는
특히 책임자에 방점을 찍고 있다.
왜 대통령이 이 일을 책임져야 하는지에 대한 답이었다.
광화문에 가면 우리는 그곳에서
단식농성이나 1인 시위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것이 아니라
잠시 진실을 피부로 호흡한다.
4 thoughts on “진실의 에어포켓”
그냥 바로 울컥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유가족들 사연 접할 때마다 슬퍼서 못읽겠어요. 영오씨도 그렇고.. 오늘 본 동혁군 부모님들도 그렇고.. 그냥 유가족 뜻대로 따라가주어야 하겠다 싶더라구요. ㅜㅜ
사전이 좀 잘못된 것 같습니다.
대통령은 명사가 아니라 형용사나 부사가 된 지 오랜 듯 싶거든요.
이명박, 박근혜가 당선되면서 우리 사회에 내재되어 있던 온갖 악이 다 분출하고 있다는 느낌도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