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교동도의 고구저수지에 달이 떴다.
저수지에 뜬 달은 흰꼬리를 물로 내려
더 밝게 빛났다.
여우가 혹시
달에서 내려온 동물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생각해보니 하루에 한바퀴씩 지구를 돌며
재주를 넘는 것도 비슷했다.
어렷을 적 들었던 백년묵은 여우 이야기는
언제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었지만
이제는 하나도 무섭지가 않았다.
흰꼬리 보름달을 올려다본 순간
나는 사실 여우 이야기는 까맣게 잊고
어느 새 두 손을 모으고
소원을 빌고 있었다.
흰꼬리 보름달에게 소원을 빌어보긴 처음이다.
특별한 달을 만나고,
이때다 싶어 소원을 빌었으니
아무래도 소원이 이루어질 것만 같았다.
달이 특별했으니
그에 맞추어 특별하게 이루어주셨으면 싶었다.
비록 추석은 지났지만
이제는 추석 연휴 기간에 빈 소망은
다 들어주셨으면 한다.
달은 아마도 년중 이때가 가장 바쁠 것이다.
밤도 밝혀야 하고,
그 와중에 사람들 소원도 들어주어야 한다.
달이 할 일을 잘 마무리하길 빈다.
2 thoughts on “저수지의 달”
달님, 이제 큰일 났네요. 무슨 소원이지 모르지만 안 들어주면 매일 같이
닦달하실 게 뻔하니 dong님 소원 성취 되는 건 따놓은 당상 같은데요.^^
마지막 문장, 귀여운 겁박! ㅋㅋ
다음에는 새벽에 가보려구요. 새벽에도 달님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