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평항에 밤이 오자
어둠이 까맣게 항을 덮었다.
그때부터 갈곳을 잃은 빛들이
가로등을 찾아 돌아다녔으나
멀리 보이는 가로등 불빛은 대개 조막만해서
빛들이 몸을 두기엔 비좁기 짝이 없었다.
항구를 둘러싸고 가게는 여럿 보였지만
문을 열고 불빛을 환하게 밝힌 곳은
가까이 자리한 튀김집 뿐이었다.
가게에선 한 아저씨가 튀김을 팔고 있었다.
밤의 튀김집은 오늘 튀김을 파는 집일 뿐만 아니라
어둠이 덮인 항구에서 갈곳 잃은 빛들이 모여든
넉넉한 빛의 둥지가 되었다.
튀김집 아저씨가 문을 닫을 때까지
빛들은 잠시 아저씨의 튀김 가게에서
쌀쌀하게 내려앉은 가을밤의 추위를 녹일 수 있었다.
새우튀김 5천원 어치를 사먹었다.
속이 따뜻해졌으며 동시에 또 속이 환해졌다.
2 thoughts on “밤의 튀김 가게”
지구에서완 달리 화성에선 즉석으로, 생 튀김을 제공하는군요.^^
새우튀김 맛이 근사했을 것 같은데요.
새우 종류가 다섯 가지는 되는 것 같더라구요. 제일 작은 걸로 사 먹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