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항구와 배

Photo by Kim Dong Won
2014년 11월 10일 강원도 속초의 대포항에서

항구의 배는 닻을 내리지 않는다.
대신 제 그림자를 바닷속으로 내리고
제 그림자에 업혀
조금씩 흔들리며 잠을 잔다.
우리도 그렇다.
사실은 우리의 그림자가
우리를 업고 우리의 밤을 보낸다.
그렇게 우리는 우리의 그림자에 업혀 잠을 잔다.
잘 때의 우리는 우리 그림자의 아이들이다.

2 thoughts on “밤의 항구와 배

  1. 한밤중의 고요와 정적이 전해지는 사진을 한참 들여다 보노라면
    흔들리는 뱃머리와 함께 슬슬 잠이 올 것만 같은데요.^^

    1. 한 시인이 서울의 먹자골목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하다고 해서 거의 들어가지 않았던 곳인데 항구의 밤풍경을 구경하며 회 한접시 먹었더니 시인의 생각도 큰 편견이었구나 싶더라구요. 바다는 어떤 도시 풍경을 그 옮겨와도 바다가 우선이다 싶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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