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빛에 젖은 밤하늘

Photo by Kim Dong Won
2012년 11월 17일 서울 천호동에서

빗줄기가 훑고 지나가면
종종 여기저기에 물웅덩이가 생겼다.
비에 젖은 아스팔트 빛깔은 한층 그 색이 진해졌고,
그 위로 푸른 빛이 감도는 저녁빛이 더해졌다.
마른 아스팔트와 달리
아마도 잎들이 몸을 눕힐만 했을 것이다.
물빛에 젖은 밤하늘에 떠 있는 기분이었을 테니까.
잠시 잎들이 별처럼 반짝이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때로 지상으로 떨어졌는데도
아늑한 밤하늘을 베고 누울 수 있을 때가 있었다.

2 thoughts on “물빛에 젖은 밤하늘

  1. 어두운 청색 바탕에서 빛바랜 낙엽들이 숨을 쉬는 것처럼 보이니
    낙엽들이 누을 자리를 잘 잡은 것 같습니다. 그림이라고 해도 믿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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