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가 한마리 살았죠.
아주 작은 나비였어요.
그 나비는 좀 특이해서
죽으면 모두 땅으로 돌아가는 것을 알면서도
항상 하늘에 묻히고 싶어했죠.
사실 그런 꿈을 갖고 있었던게
그 나비가 처음은 아니예요.
황동규란 시인도 죽으면 하늘에 묻히는게 꿈이었어요.
오, 이건 종교 얘기가 아니예요. 그러니 오해 말아요.
황동규는 “내 세상 뜨면 풍장시켜다오”라고 노래했어요.
바람에 묻어달라는 얘기였죠.
“바람을 이불처럼 덮고…
마지막으로 몸의 피가 다 마를 때까지
바람과 놀게 해”달라는 그의 얘기는 알고 보면
하늘에 묻히고 싶다는 말에 다름없었죠.
그 나비도 하늘에 묻히고 싶었죠.
하지만 그게 어디 가능한가요.
나비가 날던 세상에선 아래쪽을 내려다보면
온통 흙과 바위가 입을 벌리고 있었어요.
그런데 날개의 힘이 빠져가던 어느 날
갑자기 아래쪽에 흰구름이 보였어요.
더 기다릴 것도 없었죠.
나비는 날개의 힘을 풀고 그 하늘로 떨어졌어요.
그리고는 그 하늘에 몸을 눕히고 삶을 마쳤죠.
도대체 그게 뭐였냐구요.
알고봤더니 그 하늘은 하늘이 아니라 계곡의 물에 비친 하늘이었어요.
하지만 나비에게 그건 하늘이었죠.
하늘에 묻힌 나비가 그 하늘을 둥둥 떠돌고 있었어요.
그날 유명산 계곡을 내려가는 내내,
계곡엔 물이, 아니 하늘이 그득했습니다.
작은 나비 하나가 내게 남겨준 투명한 하늘이었습니다.
4 thoughts on “나비와 하늘”
하늘인줄 알고 편안하게 꽃잎처럼 떠내려가는 나비..
혼자라서 외로울것같은데..
오늘은 농땡이에요.
커피향기 가득한 방.
모두들 외출해서 혼자있으니 넘 좋아요.^^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오늘은 수영 안가세요?
이제 수영 잘하시면 물에 누워서 손과 발을 조금씩 움직이는 것만으로 둥둥 떠 있을 수 있어요. 물이 잔잔한 곳이면 그렇게 물에 누워서 하늘도 감상할 수 있어요. 어릴 때 그렇게 하고 많이 놀았는데…
에구..잘하는게뭐에요.ㅋㅋ
마음은 자신있어서 남들 하는대로 따라하면 여전히
꼬르륵 잠기고 마는데요.^^
그래도 수영장에서 배우니 다행이예요.
한강에서 윈드서핑 배우면서 그 더러운 한강물 마시는 사람들도 있는 걸요, 뭘. 나는 발담그기도 안하는 한강물을 배가 나오도록 퍼마시면서 그걸 배우는 사람들이 있다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