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벌려도 손벌려도 잡히지 않는 것만큼
허무한 것도 없다.
눈앞에 무한히 널려있는데도 잡히지 않으면
더더욱 허무해진다.
허공으로 손을 벌리고 살아야 하는
잎의 운명이 대게 그렇다.
사람들은 잎에게
허공을 다 가졌다고 말하지만
잡히지 않는 눈앞의 허공은
종종 허무함이 된다.
단풍잎 하나,
아마도 못견디게 땅을 짚어보고 싶었을 것이다.
땅에 떨어진 뒤끝에서
손아귀에 분명하게 잡히는 촉감을 얻었을 것이다.
그 단단하고 분명한 촉감에
손을 부르르 떨었을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낙엽이 떨어질 때
허무를 앓았지만
그게 낙엽에겐 마지막 충만의 시작이었다.
2 thoughts on “땅을 짚은 낙엽”
나뭇잎들에 그런 염원과 갈망이랄까 남모를 고충이 있었다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묘하게 낙엽이 땅을 짚고 있는 듯한 형태로 보여서.. 그만 상상력이 엉뚱한 방향으로 뻗고 말았죠.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