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가 꽃을 꿈꾸느니 뭐니 했지만
나비는 사실 나비로 살고 싶다.
내가 나로 살고 싶듯이.
근데 살다보면 내가 나아닌 듯 살아야할 때가 있듯이
나비도 나비 아닌 듯 살아야 할 때가 있다.
나비는 가끔 나비를 숨기고 잎사귀인양 위장을 한다.
뭘 모르는 사람은 나비가 숨바꼭질이라도 즐기는 줄 알겠지만
그렇게 나비는 나비를 버리고 잎사귀가 되어야 목숨을 부지할 수 있다.
사는게 그렇다.
나비는 나비로 살고 싶고,
나는 나로 살고 싶지만
가끔 나비는 나비 아닌 것으로 살아야 하고,
나도 나아닌 것으로 살아야 한다.
나비나 나나 인생은 비슷하다.
나비가 나비 아닌 것과 나비 사이를 오가며 살고,
나도 나와 나 아닌 것 사이를 오가며 산다.
5 thoughts on “나비와 잎사귀”
이미지만 담아갑니다. 좋은 이미지 감사드립니다.
전에도 들렸을 때, 이 사진이 참 인상깊었어요.
그런데 그게 저 나비의 동그란 ‘상처’였어요.
동원님 글까지 더해 나비도 나비가 아니게 살아서 힘들구나
이런 생각하다가 갔어요. 흣.
희극보담 비극이 사람의 맘을 사로잡듯, 이런 사진이 외려 뇌리에 박히면 잊혀지지 않는답니다. ^^
앗, 여기까지 찾아주시다니.
고맙습니다.
사진찍고부터 생각이 더 많아지는 것 같아요.
여자들은 더 많이 다른 사람으로 살아가야 한답니다.
내 마음속은 아직 여린 소녀 그대로인데 며느리로, 아내로, 엄마로, 동네 아줌마로..
물론 그 모든 이름들도 나이긴하지만 마음과는 달리 살아야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은게 여자.
사랑할 땐 관계가 둘만으로 단촐한데 결혼하면 엄청나게 얽히고 설키는 것 같아요. 둘이 결혼하면 독립된 존재가 되는 것으로 생각해주면 참 좋을텐데 말예요. 그러면 나를 지키면서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게 가족과 인척관계로 얽히면서 오히려 더 불행만 키우는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