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강원도에 다녀왔다.
춘천고속도로가 줄여준 시간 때문에
홍천까지 가는데 1시간여밖에 걸리질 않는다.
같은 길을 예전에 다녔던 국도로 따라가면
1시간 40분이 걸린다.
물론 빨리가기 위해선
춘천까지 6500원, 또 거기서 홍천까지 1600원,
모두 합쳐 8100원의 고속도로 통행료를 지불해야 한다.
동홍천IC를 빠져나간 뒤
생전 처음 원동리라는 곳을 거쳐
물로리라는 곳으로 들어가 보았다.
들어가다 보면 좋은 풍경 하나쯤
사진에 담아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였다.
번듯한 길이 끝난 곳부터는
딱 차 한 대가 겨우다닐만한 폭의 길이
아찔한 산중턱을 아슬아슬하게 돌아가며
산속 깊이 이어졌다.
내가 자란 강원도 영월의 길은
번듯하기 이를데 없었다.
이 산골 깊숙이 누가 살까 싶었지만
길의 끝에 이르자 그곳에도 집이 있었고,
또 삶이 있었다.
낚시하러 그곳까지 들어오는 사람들이 있는 모양이었다.
농사를 짓고 있는 밭의 흔적도 볼 수 있었다.
해가 곧 강건너 서쪽 산을 넘어갈 시간이었다.
밤늦은 시간에 나오기엔 길이 너무 위험해 보여
강변에 잠시 머물다 차를 돌렸다.
고속도로가 줄여준 시간 때문에
1시간여만에 갈 수 있는 거리에
오지들이 여럿 있었다.
마을로 들어가는 길의 입구까지는
1시간여만에 갈 수 있었지만
그곳에서 길의 끝까지 가는데는
1시간 30분 가량이 걸렸다.
그래도 강원도의 오지가 1시간권으로 와 있었다.
시간으로 보면 아주 가까이 온 듯했지만
들어가보니 여전히 아득했다.
4 thoughts on “홍천 물로리”
물로리를 비롯하여 고개너머 마주한 조교리 땅은
행정구역상 춘천시임에도 불구하고
(춘천시 북산면 물로리/조교리)
홍천을 통해야만 들어갈 수 있는 동네이지요
참 재미있는 지역인 듯 합니다
인제쯤 가야 강원도 깊숙히 간다고 생각했는데 춘천 가까이에도 오지가 있구나 싶었습니다.
제목만 보곤 아직 겨울이 남아 있는데, 웬 물놀이 가셨나 싶었더랬습니다.^^
문득 사진의 첫 인상이 백두산 천지의 강원도 버전이겠거니 싶기도 했구요.
물놀이하기에 딱좋은 마을이기는 했습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