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 물로리

Photo by Kim Dong Won
2015년 3월 10일 강원도 홍천의 물로리에서

간만에 강원도에 다녀왔다.
춘천고속도로가 줄여준 시간 때문에
홍천까지 가는데 1시간여밖에 걸리질 않는다.
같은 길을 예전에 다녔던 국도로 따라가면
1시간 40분이 걸린다.
물론 빨리가기 위해선
춘천까지 6500원, 또 거기서 홍천까지 1600원,
모두 합쳐 8100원의 고속도로 통행료를 지불해야 한다.
동홍천IC를 빠져나간 뒤
생전 처음 원동리라는 곳을 거쳐
물로리라는 곳으로 들어가 보았다.
들어가다 보면 좋은 풍경 하나쯤
사진에 담아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였다.
번듯한 길이 끝난 곳부터는
딱 차 한 대가 겨우다닐만한 폭의 길이
아찔한 산중턱을 아슬아슬하게 돌아가며
산속 깊이 이어졌다.
내가 자란 강원도 영월의 길은
번듯하기 이를데 없었다.
이 산골 깊숙이 누가 살까 싶었지만
길의 끝에 이르자 그곳에도 집이 있었고,
또 삶이 있었다.
낚시하러 그곳까지 들어오는 사람들이 있는 모양이었다.
농사를 짓고 있는 밭의 흔적도 볼 수 있었다.
해가 곧 강건너 서쪽 산을 넘어갈 시간이었다.
밤늦은 시간에 나오기엔 길이 너무 위험해 보여
강변에 잠시 머물다 차를 돌렸다.
고속도로가 줄여준 시간 때문에
1시간여만에 갈 수 있는 거리에
오지들이 여럿 있었다.
마을로 들어가는 길의 입구까지는
1시간여만에 갈 수 있었지만
그곳에서 길의 끝까지 가는데는
1시간 30분 가량이 걸렸다.
그래도 강원도의 오지가 1시간권으로 와 있었다.
시간으로 보면 아주 가까이 온 듯했지만
들어가보니 여전히 아득했다.

4 thoughts on “홍천 물로리

  1. 물로리를 비롯하여 고개너머 마주한 조교리 땅은

    행정구역상 춘천시임에도 불구하고
    (춘천시 북산면 물로리/조교리)

    홍천을 통해야만 들어갈 수 있는 동네이지요

    참 재미있는 지역인 듯 합니다

  2. 제목만 보곤 아직 겨울이 남아 있는데, 웬 물놀이 가셨나 싶었더랬습니다.^^
    문득 사진의 첫 인상이 백두산 천지의 강원도 버전이겠거니 싶기도 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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