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 혼자 놀기

Photo by Kim Dong Won
2006년 8월 21일 남산 한옥마을에서



아침엔 꽃을 활짝열고 나팔불기 놀이
햇볕 따가운 오후엔 입을 오무리고 이빠진 할머니 되기 놀이


꽃들이 하루 종일 아무 말없이 무료할 것 같지만
사실은 혼자서 잘놀고 있다.

뽀글뽀글 뽀글이 파마 놀이
또는 뽀글뽀글 라면 끓이기 놀이

Photo by Kim Dong Won
2006년 8월 21일 능동 어린이대공원에서

7 thoughts on “꽃들의 혼자 놀기

  1. 저마다 개성껏 재밌게들 놀고 있는거군요.^^
    김동원님은 무얼하고 노시는지?(죄송^^;;)
    전 참 여러가질 하면서 놀거든요.
    새로운 빵 만들어보며 놀기,재밌는 책 빌려다 보며 놀기(특히 만화)
    영화 다운받아서 보기,음악 다운받아서 듣기
    그것들도 없으면 티비도 보다가 그래도 심심하면 웹 게시판에서 사연들 읽으며 킥킥대기.^^

    1. 전 여행가서 사진찍으며 놀기(찍었다하면 기본이 500장).
      가고 오는 동안 찻속에서 음악 들으며 놀기(갑자기 차가 리듬에 맞춰 달리기 시작하죠).
      집에 있을 땐 블로그질하며 놀기(가을소리님 블로그도 하루에 서너 번은 드나들죠).
      사람들 만나 술먹고 얘기하며 놀기(1년에 서너 번. 물론 그 속엔 여자도 있고).
      영화를 8배속으로 돌려가며 빠르게 보며 놀기(특히 헐리우드의 오락 영화는 이렇게 뱅뱅 돌려버리죠).
      아무 사진이나 골라놓고 그럴듯하게 얘기갖다 붙이며 놀기(아무렇게나 찍은 사진도 갑자기 그럴듯하게 보이는 마술 놀이기도 하죠).
      그러고 보니 저도 잘놀고 있군요.
      아니, 이렇게 적어나가다 보니 일은 안하고 놀고 있기만 한 거 같아요.

    2. 사진 없이 글만 매일 쓰신다면 읽는 이도 좀 지루할거같아요.^^
      근데 어떻게 사진속에서 얘깃거릴 찾으시는지 참 신기하네요.
      저같은 경우는 마음속에 어떤 생각이 있을때 그것에
      관련된 사물을 찾을거 같은데.^^

    3. 제 후배들 중에 시인들이 많은데 어느날 같이 술먹는 자리에서 자기가 쓴 시는 어떻게 어떤 자리에서 쓰여졌는지 다 기억이 나느냐고 물었더니 그게 어떻게 기억이 안날 수가 있겠냐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런 것들이 많은 경우 어떤 이미지와 질기게 묶여 있지 않냐고 했더니 그것도 끄덕끄덕 하더라구요. 근데 그 이미지는 시인만 보았고, 아무도 본 사람이 없는데다 또 그걸 들여다 볼 수도 없어서 시가 어렵게 되는게 아닌가, 그러니 자기 시가 어떻게 태어났는지 고백해 보라고 했더니, 그게 시의 비밀인데 그건 절대로 말 못해주지, 하고 나왔다는 거 아니겠어요.
      사진을 찍게 된 것도 글이 갖는 불투명함을 좀더 투명하게 해보자는 뜻에서 시작된거 같아요. 시인들이 뭘 보거나 느끼고 쓰듯이 그냥 저도 사진보고 쓰게 되는 거 같고, 그렇게 사진을 바탕으로 하니까 글이 좀더 투명해지는 거 같아요.
      실제로는 세상이 다 그런게 아닌가 싶어요. 생각이 먼저가 아니라 대상이나 사물이 먼저 아닐까 싶다는 거죠. 사랑이란 이런 거야 하고 생각하고 있다가 그런 생각에 딱맞는 사람을 만나 사랑하게 되는게 아니라 어떤 사람을 만나 이상야릇한 느낌을 받고는 이게 사랑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게 되는게 아닐까 싶어요.
      나처럼 생각하면 많은 대상을 보고 많은 사람을 부지런히 만나야 하는데… 맨날 방구석에 쳐박혀 있는 걸 좋아하니…

    4. 비밀이라서 더 아름다운건가?^^
      일일이 이 시는 어떻게해서 쓰게 되었고 하면 그것도 재미없을거같아요. 읽는 이의 마음에 의해서 또 다른 해석도 할수있는 재미도 특별하니까.^^

      사랑에 대해서는 공감백배예요.
      그렇게 만나서 느낌이 좋은 사람과 통하게되고 사랑에 빠지는건데 그렇다면 또 시시해지는게 사랑이네요.
      다른곳에 가서 다른 사람을 만날수도 있고 거기서 또 느낌이 좋아 사랑에 빠지면 결혼하게도되고..
      그렇게 생각하면 참 시시하지 않을까요?
      정말 운명처럼 만나지는게 사랑이 아닌게 되버리잖아요.ㅋㅋ

      영화 괴물보고있는데 흥미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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