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마음 속에 굵고 억센 밧줄이 하나쯤 있는 게 분명하다.
그것은 나는 너를, 너는 나를,
서로에게 묶어놓고 싶은 마음일 게다.
아니 그것은 또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서로 묶이고 싶은 마음이기도 할 것이다.
묶어 두면 불안하지 않다.
아무리 물살에 부대껴도 줄에 묶인 배는 그 물살 앞에서 여유롭다.
배는 물살이 미는 대로 몸을 이리저리 흔들며
물살이 가져다주는 일렁이는 물결의 요동을 즐긴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에게 묶여서 산다.
하지만 살다보면 물결로 살고 싶은 날이 있다.
물결 위에 몸을 의탁하고 요기서 요만큼만 일렁이는게 아니라
배를 통채로 버리고 물결이 되어
멀리 바다를 헤엄치고 싶은 날이 있다.
그런 날이면 밧줄은 물론 그 물결도 묶어두고 싶어한다.
하지만 아무리 고리를 잘 묶어도
밧줄이 물결을 묶어두긴 어렵다.
물결은 아무 힘도 들이지 않고
밧줄의 구속을 스르르 풀어버리고는 바다로 빠져나간다.
서로가 서로에게 구속된다는 게 나쁜 일만은 아니다.
아마도 구속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부부일진데
세상에 행복하게 잘사는 부부들이 많은 것을 보면 그건 분명한 사실이다.
그런 부부들은 행복의 공통분모를 잘 찾아낸 것이 아닌가 싶다.
아내에게 돈 벌어다 주는 것이 남자의 행복이고,
그 돈으로 알뜰살뜰 생활을 꾸려가는게 여자의 행복이라면
그런 부부만큼 행복의 공통분모가 잘 맞물린 경우도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살다보니 서로의 행복이 어긋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그녀가 행복한 순간과 내가 행복한 순간이
같을 때도 있고 또 다를 때도 있다.
그런데 상대의 행복이 나의 행복과 다를 때,
그걸 가로막고 싶을 때가 있다.
살다보면 그렇게 되는 순간이 있다.
알고 보면 그게 바로 구속이 아닌가 싶다.
상대가 무엇엔가 너무 감동하고 행복해 할 때,
그 행복으로부터 상대를 멀리 떼어서
내 곁에 묶어놓고 싶을 때가 있다.
밧줄에 묶여 뱃전을 미는 물결의 흔들림을 여유있게 즐기며 살자하다가도
스스로 물결이 되어 멀리 바다로 빠져나가고 싶을 때가 있다.
8 thoughts on “마음 속의 밧줄에 대하여”
뜨끔뜨끔이워야!!!!
뭐가 궁금하신 건지…
뜨끔뜨끔의 뜻이 정말 궁금하시면 국어사전이 도움이 되실 듯.
남편에게 아직 결혼 안한 친한 친구가 있는데
어젯밤에도 전화통화를 오래 하고나서는 혼잣말로
그러는거에요. 결혼해야할텐데…하고.^^
전 한마디 내맽어주려다 참았네요.
“결혼 그거 꼭 해야만 하는걸까? 난 xx씨가 그냥 그렇게 자유롭게 사는것도
보기 좋은데.”
또 ‘당신은 결혼생활이 좋기만해??’.
사실 그 사람이 어딘가에 메여 산다는건 생각할수도 없거든요.^^
그 사람도 꽤 자유로이 사는걸 좋아해서.^^
늙어서 꼬부랑 할아버지가(요즘은 꼬부랑 할아버지도 없는듯하지만)되어서
외로울까 그게 좀 걱정이지만.ㅋㅋ
혼자사는 것도 좋기만 하지는 않을 거예요.
저는 둘이 사는게 좋은 점이 많다고 생각은 하는데 상대가 자기 좋아하는 것은 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것은 싫어할 때가 문제인 것 같아요. 그 반대도 마찬가지구요. 내 마음 가는 곳은 막아놓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은 하면서 감동하고 좋아하면 저절로 심술이 난다니까요. 서로 마음 가는 것은 하도록 내버려 두면서 살았으면 좋겠어요. 길지도 않은 인생인데…
전 남편이 친구들 좋아해서 자주 서울로 만나러 올라가는것 뭐라하지 않는데 어젠 우리가족여행날짜로 잡아놓은 날을
들먹이면서 그런날 만나면 얼마나 좋겠냐 어쩌냐하는 통화를 들으니 어찌나 울화가 치밀던지요?
어쩌면 그럴수가 있어 사람이?? 한입가지고 두말하는 남자 정말 꼴보기 싫다고 웃긴다고 했죠.ㅋㅋ
아니 어떻게 우리가 여행하기로한(결혼기념일까지 낀)날을
친구들 만나는 날로 잡으려 하냐구요.
친구가 우선이구나 싶으면서 생전 친구만나는거 뭐라한적없는데 했다니까요.^^
가을소리님 얘기 들으니 제가 뜨끔뜨끔 하네요.
저는 여행도 혼자 다니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더더욱…
전 절대 요동안칠정도로 살이 무럭무럭 쪄서 해마다 옷치수가 천문학적숫자로 늘어나네요…전 밧줄 필요없답니다..그도 아마 굳게 믿고있는듯..ㅋㅋㅋ
자꾸 살쪘다고 하시니 정말 그럴까 싶어요.
딱 한번 인건님이 찍어온 사진으로만봐서… 그때 모습만 기억에 남아있어요.
어제는 어쩌다 김기덕의 가장 최근 영화 <시간>을 보게 되었네요. 보고나니 시간이 아깝다는 느낌만 들었다는… 에이, 그 시간에 일이나 할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