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만나러 떠난 여행은 종종 그곳 사람들도 잘 모르는 곳을 가장 친숙하게 만들어준다. 나에겐 그 때문에 주조역이 도쿄에서 가장 친숙한 역이 되었다. 이타바시역과 아카바네역 사이에 있는 역이다. 전철 노선이 단 하나밖에 없는 자그마한 역이다. 도쿄 사는 사람 앞에서 그 이름을 입에 올리며 가본 적이 있다고 하자 잘 모르는 곳이라고 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흔히 가는 도쿄 관광을 갔었다면 들를 일이 없는 동네인 셈이다. 있는 동안 어찌나 동네를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구경을 했는지 여기 사는 사람들보다 내가 이 동네를 더 잘 알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었다. 동네는 살고 있어도 잘 돌아보게 되진 않는다. 하지만 이방인이었던 나는 있는 동안, 마치 그곳이 관광지라도 되는 양, 동네의 여기저기를 눈여겨 봤었다. 동네 사람들은 가는 공원만 가지만 이방인은 그 동네의 모든 공원을 짧은 기간 섭렵을 했다. 그렇게 하여 나는 주조를 거의 샅샅이 돌아다니며 구경했었다. 일반적 관광으로는 누릴 수 없는 경험이다. 서울 관광 온 외국 사람들이 천호동의 굽은다리역에서 내려 동네를 어슬렁거릴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가끔 일반적인 관광보다 사람을 만나러 가는 길에 돌아보는 동네 여행이 더 재미나고 특별한 경험을 안겨주기도 한다. 내게는 도쿄의 주조가 그런 곳이었다. 종종 아는 사람이 사는 곳으로 떠나는 여행이 가장 특별하고 좋다.
4 thoughts on “도쿄 북구의 주조역”
저도 여기서 살았었어요 삼개월. 저도 여기저기 샅샅이 뒤지듯 다녔는데 한글로된 치한을 만나면 여기로 전화하라는 안내판도 봤어요. 북조선계 학교도 보고. 철길 바로옆 주먹밥파는 가게 아저씨가 내가 매일오니까 110엔 짜리를 100엔에 깎아주셨는데.
반갑네요. 봄에 아주 좋을 듯한 벚꽃 길도 있고.. 단풍이 좋을 때 걸으면 좋은 강변길도 있고 아주 괜찮았어요. 제게는 조용하고 공원 많아서 괜찮았던 곳이었습니다. 한글 안내는 지하철에서만 가끔 본 것 같아요. 주조역 바로 옆에 있던 시끄러운 생맥주 집을 못가본 것이 조금 아쉽습니다. ^^
동네를 샅샅이 제대로 누비신 분만이 간직하는 추억에 공감 한 표 드리고 싶은데요.^^ 그건 그렇고, 저는 주조 역 양 옆에 있다는 이따 봐 씨 역과 아까 봤네 역 이름이 꽤나 흥미롭네요.ㅋㅋ
그런 지명이 많죠, 일본에. 옥희 나와라고 소리쳐야 할 것 같은 오키나와를 비롯해서요. 저는 혹시 나리타도 내렸다에서 변형된게 아닌가 짐작하고 있습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