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계절의 길

Photo by Kim Dong Won
2010년 11월 13일 일본의 도쿄에서
 

올려다보면
머리맡의 나뭇잎은 아직 푸르다.
길끝의 나무는
완연하게 노란색으로 물들었다.
짧은 거리였지만
여름으로 시작하여
가을로 걸을 수 있었다.
길고 지루했던 여름을
몇 걸음만에 지나쳤다.
거꾸로 걸으면
잠시 가을을 빠져나와
다시 여름이었다.
여름과 가을을 몇번 왔다갔다 했다.
짧지만 두 계절을 오갈 수 있는 길이었다.

2 thoughts on “두 계절의 길

  1. 캠퍼스나 아파트 단지의 단풍길 같은데, 묘하게 우리나라와는 약간 다른 분위기가
    나는 것 같아요. 아, 와세다군요. 대만대학 갔을 때도 이 비슷한 분위기가 난 것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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