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의 길

Photo by Kim Dong Won
2007년 11월 21일 경기도 하남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의 저녁 하늘이
노을로 채워진 날이 있다.
노을은 아름다우나 길은 그렇질 못해
전봇대와 전봇대 사이를 잇는 전선줄이
시선을 어지럽힌다.
그러나 그것도 평상시의 얘기이다.
노을로 하늘이 채워진 날엔
그 어지러움마저 아름다움을 방해하지 못한다.
전선줄마저 시선을 방해하기 보다
그 가는 실눈을 뜨고
함께 노을로 눈길을 주고 있기 때문이리라.
하늘이 노을로 물든 날은
어느 길에 서도
저녁이 아름다운 날이다.

2 thoughts on “노을의 길

  1. 저도 늦여름이나 초가을 퇴근길에 외곽순환도로 상일 I/C 가까이 진입하면 왼쪽
    서울 쪽으로 붉게 물들어가는 노을을 만날 때가 있는데, 제법 볼만하더군요.
    노을은 웬만하면 어느 동네나 다 예뻐 발걸음을 맘추고 바라보게 하는 것 같아요.

    1. 사실 서울에선 이런 노을은 못보는 것 같아요. 꼭 팔당 나갔다 들어올 때 보는 걸 보면 노을도 서울 것은 아닌 듯 싶어요. 서울쪽으로 보이지만 알게 모르게 하남의 것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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