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과 꽃의 기억

Photo by Kim Dong Won
2015년 11월 21일 서울 천호동에서

잎은 사실
그냥 잎이 아니라
꽃의 기억이다.
기억이 희미해질 때쯤
잎은 단풍이 든다.
그리하여 단풍이 든 잎은
꽃에 대한 확연한 기억이 된다.
얼마나 확연한지 우리가 그 기억을
꽃으로 착각할 정도이다.
매년 철쭉이 잊지 않고
꽃을 피우는 것은
잎이 잊지 않고
꽃을 기억해두기 때문이다.

2 thoughts on “잎과 꽃의 기억

  1. 대표적인 봄꽃인지라 늦봄 지나면 존재가 잊혀지게 마련인데, 살아있었네요.
    저는 반대로 잎을 기억해두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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