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느낌을 바꾼다.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다.
가지는 여전히 비어있고
떠난 잎들이 가지 사이에서 얼굴을 내민 뒤
그 몸집을 키워
비웠던 자리를 다시 채우는데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데도 이제는 느낌이 다르다.
푸근한 날씨도 느낌을 바꾸는데
한몫했을 것이다.
12월이나 1월에만해도 나무는
헐벗은 몸으로 떨고 있었다.
어찌나 심하게 떠는지
오들오들 소리가 귀에 들리는 듯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올려다보면
기지개를 켜고 있는 듯하다.
기지개를 켜면서
가지를 촘촘히 메우고 있을 수많은 작은 눈들이
봄이 어디만치 오고 있는지 슬쩍 엿보는 것도 같았다.
올려다본 것은 여전한 겨울 나무였는데
내가 본 것은 확연히 달라진 느낌이다.
2월의 느낌이었다.
2 thoughts on “2월의 느낌”
겨울나무들은 다 거기서 거긴줄 알았는데, 이렇게 미세한 차이가 있었군요.
저는 그저 눈이 온 다음의 나무와 그렇지 않아 을씨년스러워 보이는 나무 정도로만
겨우 구분이 됐었걸랑요.^^
사실 2월쯤 되니까 자세히 들여다보면 새싹들 몽우리들이 많이 잡혀 있더라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