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단산 산길

Photo by Kim Dong Won
2016년 2월 26일 경기도 하남의 검단산에서

간만에 검단산 올랐다.
경기도의 하남에 있는 산이다.
집에서 가까워 자주 찾는다.
산길을 따라 오르다 뒤를 돌아본다.
방금 올라온 길이 아래쪽에서 햇볕에 환하다.
길은 참 이상하다.
산의 위쪽으로 길을 열어주면서도
나를 보내고는 뒤로 쳐진다.
뒤돌아본 내가 기다릴 요량을 보이자
역시나 나를 올려보낸 길은
환한 낯빛의 웃음을 지으면서
나보고 먼저가라고 했다.
봄볕이 좋아 눌러 앉은 것 같았다.
나를 따라올 생각은 전혀 없는 듯하여
할 수 없이 지나친 길을
봄볕에 버려두고 산을 올랐다.
길은 나를 올려보내면서
항상 길에 주저 앉는다.

2 thoughts on “검단산 산길

  1. 동네산이라 익숙한 풍경이네요.^^
    늘 그 자리에 있으면서 눈을 마주치고, 든든하게 딛고 오르내리게 하니
    산길만큼 한결같은 친구도 없는 것 같습니다.

    1. 약수 믿고 물도 안챙기고 올랐는데 약수터는 물이 하나도 없더군요. 겨울에는 원래 그랬던가 하면서도 심히 당황스러웠지만 무사히 내려왔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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