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길

Photo by Kim Dong Won
2016년 3월 5일 우리 집에서

남향의 집에선 아침 햇볕이
언제나 비스듬하게 온다.
아침이 되고 해가 뜨면
비스듬하게 사선으로 놓인
좁은 이차로의 일방 통행로가 열리고,
그러면 아침이 그 길을 따라
베란다의 화분들을 찾아온다.
아침에 올 때는 좁은 길로 오나
곧 베란다가 모두 빛의 길이 된다.
아침의 길은 좁으나
그 시작이 베란다를 빛으로 가득 채운다.
좁은 길로 와선
화분의 꽃과 식물 모두와
하루 종일 빛을 나누며 논다.
올 때는 아침으로 오나
놀 때는 한낮의 이름으로 놀고
갈 때는 저녁의 이름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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