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향의 집에선 아침 햇볕이
언제나 비스듬하게 온다.
아침이 되고 해가 뜨면
비스듬하게 사선으로 놓인
좁은 이차로의 일방 통행로가 열리고,
그러면 아침이 그 길을 따라
베란다의 화분들을 찾아온다.
아침에 올 때는 좁은 길로 오나
곧 베란다가 모두 빛의 길이 된다.
아침의 길은 좁으나
그 시작이 베란다를 빛으로 가득 채운다.
좁은 길로 와선
화분의 꽃과 식물 모두와
하루 종일 빛을 나누며 논다.
올 때는 아침으로 오나
놀 때는 한낮의 이름으로 놀고
갈 때는 저녁의 이름으로 간다.
2 thoughts on “아침의 길”
그댁에서 아침 내내 놀던 애들이 오후에 저희 집 베란다로 마실 온답니다.^^
왜 저녁빛이 언덕을 넘어 동쪽으로 환하게 몰려가나 했더니 그 댁에 놀러가느라 그러는 거였군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