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화살표야.
뭐, 말안해도 다들 한눈에 알겠지.
난 생긴 건 아주 단순하지만
삶이 좀 특이해.
나는 온몸이 방향으로 이루어져 있거든.
그래서 난 내가 몸을 틀면 삶의 방향이 완전히 뒤바뀌게 되.
내가 몸을 왼쪽으로 틀면
그때부터 삶의 방향도 일제히 왼쪽으로 향하고,
내가 몸을 뒤로 틀면
그때부터 삶의 방향은 앞을 모두 버리고 뒤로 돌아서버려.
하나의 예외도 없지.
사람들은 앞으로 걸어가면서도 옆을 힐끗거리거나 뒤를 돌아보지만
나에게 그런 경우란 있을 수가 없어.
나는 온몸이 방향으로 이루어져 있어
항상 내가 향하는 방향으로 완전히 올인을 해.
이게 우습고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아도
그 위력은 대단한 것 같아.
내가 어느 방향으로 올인을 하고 그 방향으로 몸을 틀고 있으면
사람들도 모두 그 방향으로 간다니까.
그때마다 난 장난끼 어린 상상을 하곤 해.
사람들을 모두 한방향으로 이끌고 아주 올라가기 힘든 높은 산으로 가는 거지.
뭐, 꼬시고 유혹하고도 없어.
그냥 그 산의 이름을 피켓에 적어들고
산꼭대기를 바라보고 있기만 하면 돼.
그럼 사람들이 그리로 간다니까.
산꼭대기에 올라갔을 때쯤 사람들 숨이 턱에 차겠지.
그러면 그때 오던 길로 몸을 획 틀어버리는 거야.
그리고는 말하는 거지.
“이 산이 아닌가벼!”
그 순간 당신은 얼마나 황당할 거야.
하지만 당신의 그 황당함은 나의 즐거움이야.
나는 대놓고 깔깔깔 웃어버릴 거야.
그치만 당신들이 화가 나서 날 걷어차 버릴지도 몰라.
그럼 난 산 아래쪽으로 데굴데굴 굴러가게 되겠지.
그럼 난 방향을 완전히 잃게 될 거야.
데굴데굴 구르는데 어떻게 방향을 종잡을 수 있겠어.
아마도 멈출 때까지 정처없이 굴러가게 되겠지.
그때 난 화살표라기 보다 차라리 바퀴에 가까울거야.
난 당신에게 장난치고, 화난 당신의 발에 걷어차인 뒤,
그렇게 완전히 방향을 잃고 데굴데굴 굴러보고 싶어.
나도 나 아닌 삶이 궁금하거든.
항상 우왕좌왕 방향을 못잡고 있는 당신,
자꾸만 옆을 힐끗거리거나 뒤를 돌아보며 앞을 자신하지 못하는 당신,
어때 당신, 당신 나랑 삶을 바꾸어서 당신이 한번 화살표로 살아보지 않겠어.
평생을 한 방향에 못박힌 나는 사실 당신의 그 방향없는 삶이 부럽거든.
내겐 그렇게 사는게 사람같이 사는 거 같거든.
난 화살표의 삶을 버리고 사람처럼 좀 살아보고 싶거든.
어때, 나랑 한번 바꾸어서 살아볼래.
7 thoughts on “화살표”
감기와 씨름하고 컴과 프라이드를 하고 또다시 감기와 K-1을 하고….
이사준비까지 겹치고 일도 하느라 정신이 없었슴다~
이제 한 숨 좀 돌리니 크리스마스카드와 연하장이 카드사에서 날라오네요..
12월 같지않네요..
그닥 송년분위기도 안나고…여긴 송년분위기보다는 입시분위기로 후끈 달아올라있어요~워낙 학생들과 학원들이 많다보니…
두 분 감기조심하세요~
컴은 새로 사신 것 같더만… 좋겠다 했는데…
이제 면역이 생겼으니 올겨울은 잘 나실 거예요.
컴은 새로 안사고 메인보드 교환하고 그래픽카드 A/S갔다오고 시스템밀고….반복했어요..^^;;;
맥도 그게 가능한가요?
맥은 항상 통째로 바꿔놔서…
맥주에서 imac 2.0 인텔 코어 듀어라고 되어 있어서
새로 사셨나보다 했어요.
아직 윈도우씁니다~ㅠ_ㅠ
아이맥 인텔코어는 원츄한다는 거쥬…ㅜ_ㅜ;;;
에구.. 돌아버리겠네…
화살표! 너의 본분을 잊어버리지 마. 완전 돌아버리겠다~~
흐흐흐, 화살표의 계략에 말려 들으셨어. 돌아버리겠다고 하시는 걸 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