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령 옛길을 오릅니다.
항상 차를 타고 오르던 길이었는데
미시령 터널이 뚫리면서
이제 옛날의 그 길을 걸어서 오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차가 다니지만 차는 뜸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그마저 오늘은 아래쪽 길목에서 모두 헛물만 켜고 발길을 돌렸습니다.
눈이 길을 덮어서 그렇습니다.
차 한대가 체인을 치고 용감하게 옛길을 올라가다
그마저도 조금을 못올라가고 돌아서고 말았습니다.
우리는 차를 아래쪽의 주차장에 대고 걸어서 그 길을 올랐습니다.
아무도 가지 않은 눈길을 온통 독차지하고
길을 이리저리 휘저으며 내가 먼저 그 길을 오릅니다.
올라가다 보니 저만치 그녀가 올라옵니다.
가끔 길가에 쭈구리고 앉아 무엇인가에 카메라를 들이대고 사진을 찍습니다.
그러다간 눈에 찍힌 내 발자국을 찾아내고
마치 발자국을 세듯이 하나하나 걸음을 맞추어가며 그녀가 올라옵니다.
가다가 돌아보니 나의 발걸음과 그녀의 발걸음이 나란히
우리 뒤를 따라옵니다.
가끔 길 양옆으로 갈라섰다가 다시 합쳐지곤 하면서 나란히 길을 갑니다.
사랑하고, 그리고 결혼해서 같이 산다는 게
마치 눈길을 가는 발자국 같은게 아닌가 싶습니다.
가끔 내게서 멀어진 듯 보이지만 여전히 함께 길을 가고 있는 것,
그게 바로 결혼 생활이 아닌가 싶습니다.
눈 위에 찍힌 둘의 발자국처럼 그것을 완연하게 보여주는 것도 없습니다.
가끔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눈길을 걸어볼 일입니다.
가다가 돌아보면 눈길이 보여줍니다.
항상 같이 걷지 않아도 둘이 함께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을.
10 thoughts on “눈길 2”
인적도 드물었을텐데 눈밭위에 뒹굴어보시지그랬어요.^^
저도 아직 그래본적 없지만 올겨울엔 미친척 그래보고싶네요.ㅋㅋ
왜이리 눈이 안오는지..빨리 눈보고싶은데.^^
저희 둘 밖에 없었죠, 뭐.
근데 눈이 발목 정도밖에 안와서.
눈밭에 뒹굴려면 무릎 정도는 쌓여야되요.
보기만 해도 코가 찡할 정도로 칼바람이 느껴집니다~^^
그래도 감기 바이러스는 서울에 모여있는가 봐요.
미시령 눈밭에 가선 감기에 안걸렸는데
그녀가 어제 서울 시내 나가서 사진찍고 들어오더니 감기 걸렸어요.
덕소 공포의 삼겹살 (김콩삼)에서 올해가 가기전에
신곡 발표회를 갖겠습니다.
체력 단련하시고 기다리세용^^
연락 하겟습니다–.
녜이, 알겠습니다.
학수고대하고 기다리겠습니다.
이번에는 입장권도 사가지고 들어갈테니 입장권 꼭 발매하세요.
정겹고 아름다운 장면이군요.
눈장면을 보니 가곡 눈 가사가 생각이 나는군요.
조그만 산길에 흰눈이 곱게 쌓이면 내작은 발자국을 영원히 남기고싶소.
내작은 마음이 하얗게 물들때까지—♬♬♬♭♫♬♫♬♫♬
요곡 앞으로 배울려고요 겨울 노래중에서 고향의 노래와 같이 레퍼토리할려구요.
두분이 눈길의 발자국같이 행복하게 사세용 ^^..^^
.
아니, 악보까지…
이제 보통 실력이 아니세요.
우리는 넘진님의 노래를 들어야 하는데… 그래야 사는게 신나고 흥겨운데…
사실은 내꺼도 두 갈래 길이라는 사진을 오늘날짜로 올리려고 했는데 어제 명보극장에서 사진찍은게 넘 신나서 그걸로 바꿨지요…
나는 두 갈래 길이랍니다… 그거 올려야겠다~~~
미시령 하루갔다 와서 많이 울궈먹는 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