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겨울에 온다.
벚꽃은 봄에 핀다.
국화의 계절은 가을이다.
눈도 희고, 벚꽃도 희며, 국화도 흰꽃이 있다.
눈을 그저 겨울과 엮어 생각하는 것은
알고보면 눈을 겨울 속에 유폐시키는 짓이다.
벚꽃도 그저 봄과 엮어 생각하면
봄에 유폐되고 만다.
눈을 겨울에 가두지 말고, 벚꽃도 봄에 가두지 말자.
가을의 들녘에서 만난
흰꽃도 계절 가을에 가두어두지 말자.
꽃과 눈의 사이로
작은 흰빛 구멍을 내고
계절과 계절을 나란히 이어놓으면
계절은 눈과 꽃을 안고 봄이나 가을, 혹은 겨울로 유폐되는 법이 없다.
그러면 그 순간,
봄에 피는 흰꽃은 눈의 여운이고,
가을에 피는 흰꽃은 눈의 예고편이다.
여운은 따뜻하게 울리며,
예고편은 가슴설레는 기다림이 된다.
봄의 여운과 가을의 기다림 사이에 하얀 눈의 세상이 있다.
2 thoughts on “흰꽃과 눈”
김동원님 글이랑 사진 보다보니 이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다시한번 실감하고
감동하게되네요. 그리고 그 아름다운 것들이 늘 예고되는것이며
자기 차례에 등장한다는데서 행복은 끝이 없어지는..^^
행복하게 해주셔서 늘 감사드려요.^^
오늘도 좋은 사람만나 한잔하고 들어왔는데
이미 술과 얘기가 한참 업시켜준 기분을
가을소리님께서 더더욱 기분좋게 해주시네요.
헐렐레해서 오늘밤 잠이나 제대로 잘지 모르겠어요.
항상 들러주시는 것,
그리고 한해 동안 달아주신 그 고마운 댓글들 감사드려요.
또 한가지 밝혀놓고 싶은 점이 있는데 가을소리님이 살아가는 모습, 블로그에서 보면서 행복이 저런 거구나 많이 느껴요.
그 귀여운 아들 얘기에선 물론이고, 남편 얘기에서도 사랑이 만져진다니까요.
항상 그렇게 재미나고 즐겁게 사시길, 쭈~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