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항상 내 사랑을 의심했었죠.
사랑이란 게 달콤하고 즐거워야 하는데
무슨 사랑이 안을 때마다 사람을 콕콕 찌르고 따끔따끔하냐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어떻게 이렇듯 아프게 할 수 있냐고 묻곤 했었죠.
난 그때마다 정말 속상했어요.
내가 당신을 사랑할 때 그건 당신의 숙명이거든요.
하지만 나는 내가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이 또 나를 사랑하면
당신의 사랑이 마취된 사랑이 될 줄 알았어요.
내가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
내 몸은 온통 날을 세운 가시투성이지만
내가 당신을 사랑하고, 또 당신이 나를 사랑하면
난 우리의 사랑이 그 가시의 고통을 마취시켜 주는 줄 알았어요.
처음에 당신은 내게 가시가 있는 줄도 몰랐었죠.
우리의 사랑은 마취된 사랑이었으니까요.
그러나 어느 날부터 당신의 입에선 아픈 신음만 새고 있었죠.
그리고 당신은 그 아픔을 앞에 내세워 내 사랑을 의심했어요.
그렇게 내 사랑이 의심스럽나요.
사랑에 무슨 증거가 필요있겠나 싶지만
여기 내 사랑의 징표 하나 남겨요.
이제 곧 날개를 활짝펴고 하늘을 훨훨 날아갈 내 속의 하얀 씨앗이예요.
자세히 보세요.
지난 한해 내 속에서 영근 당신의 사랑이예요.
아프고 힘든 당신, 그래서 의심이 많아진 당신,
해마다 내 속에선 당신의 사랑이 하얀 날개를 달고 영글고 있어요.
아프고 힘든 당신,
사랑이란 그런 거예요.
마취된 사랑으로 하루를 살고,
그 다음엔 가시의 고통으로 한계절을 넘기면서
하얀 사랑의 씨앗을 남기는 것, 그게 바로 사랑이예요.
2 thoughts on “엉겅퀴”
참 사진 예쁘다.
사진을 보면서 글을 쓸 수 있는 건, 사진이 있어서 글이 나오는거야…
아님, 생각이 있고 나중에 사진을 찍는거야…
가끔 뚝딱뚝딱 글쓰는 거 보면 참 신기하기도 하구, 말장난같기도 하구(메롱~), 재주좋기도 하고…
생각이 없으면 글이 나오질 않는 걸 알면서도 뚝딱 글을 쓸 때마다 그런 생각이 드네…ㅎㅎ
요즘은 다 사진을 보다가 생각이 떠오르는 거지.
나도 헷갈려.
사진 속의 엉겅퀴가 들려주는 얘기를 내가 옮기는 건지, 내가 정말 그런 생각이 난 건지.
내가 너한테만 해주는 얘기들이 있잖아.
다른 사람한테는 안해주고.
그러니까 엉겅퀴가 다른 사람한테 안해주고 나한테만 얘기를 해준 건지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