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종종 한심하게 생각되는 점이 한가지 있다.
그것은 쓸데없는 컴퓨터 부품 한가지에 대해 지나치게 집착을 보인다는 것이다.
그건 다름아닌 마우스이다.
애플의 마우스는 미적으로는 뛰어난데 사용하는데 있어선 보통 불편한 것이 아니다.
버튼이 딱 하나밖에 없고, 휠은 전혀 없기 때문이다.
그 불편 때문에 나는 마우스 만큼은 애플 제품을 쓰지 않고
이것저것 바꾸어가며 여러가지를 사용해왔다.
로지텍, 맥컬리,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제품들이 내 손을 거쳐갔고,
맥컬리의 마우스는 내가 구입한 것만 해도 한 다섯 가지 종류는 되는 것 같다.
그러다 이번에 애플에서 휠이 장착된 마우스를 내놓았다는 얘기를 듣고
그것이 국내에 들어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사실 나는 마우스에 휠이란 것이 달려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애플 마우스 이외는 사용해본 적이 없었다.
내가 애플 마우스를 접게된 것은 순전히 그 휠의 편리함 때문이었다.
그러니 애플에서 휠이 달린 마우스를 내놓았다는 것은 나에겐 저항할 수 없는 유혹이었다.
그리고 어제 드디어 집에서 가까운 강변의 테크노마트에 가서 그 Mighty Mouse를 사가지고 들어오고 말았다.
사실 마우스는 거기서 거기이다.
편리하기로 따지먼 오히려 맥컬리가 앞선다.
그런데도 나는 애플 Mighty Mouse의 유혹 앞에서 그에 대한 욕망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간혹 우리는 쓸데없는 것이 주는 심리적 만족 앞에서 저항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내게 있어선 그것이 마우스이다.
오늘 마우스를 잡고 휠을 상하좌우로 굴리고 있는 나를 보니 한심하기도 하지만
그러나 내 마음은 손에 쥔 애플 마우스에 대한 흐뭇한 만족감으로 가득채워져 있었다.
그동안 사용해왔던
맥컬리 마우스에게 휴식의 시간을 주며
새로산 애플의 Mighty Mouse 옆에서
기념 사진을 하나 찍어주었다.
2 thoughts on “결국 Mighty Mouse를 사다”
저기 마우스위에 얹힐 손이 어떻게 생겼을까 궁금해 지네요..
이왕이면 …..
손은 아주 고운 편이죠.
고생을 안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