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씨가 자라 배추가 된다.
다 자란 배추는 속을 물에 씻어
날로 먹어도 고소하기만 하다.
양념도 필요 없고, 그저 배추속이면 된다.
배추는 익어 김치가 된다.
잘익은 김치는 깊은 맛이 난다.
자라는 것은 성장하는 것이며,
익는 것은 숙성되는 것이다.
모두 시간을 필요로 한다.
인연의 씨앗이 자라 사랑이 된다.
사랑이 갖자랐을 때는 싱싱하고 달콤하다.
배추속을 물에 씻어 날로 먹었을 때의 느낌이다.
하지만 사랑도 왠만큼 자랐다 싶으면
그때부터는 익혀서 숙성시켜야 한다.
김치는 만도에서 만들어낸 김치냉장고가 잘 숙성시켜 주지만
사랑을 그렇게 알맞게 숙성시켜 주는 것은 어디에도 없다.
사랑은 제 스스로 숙성시켜 가야 한다.
그런데 사랑의 숙성에는 딜레마가 있다.
김치냉장고는 적당히 온도를 유지하여 김치를 숙성시켜 주지만
사랑을 숙성시켜 주는 것은 바로 사랑밖에 없다.
처음 만났을 때는
서로 키워온 사랑을 물에 씻어 날로 먹지만
오래 함께 살다보면
사랑을 숙성시켜 그 깊은 맛에 빠진다.
밥먹을 때마다, 지난해 담근 김치, 요즘 먹고 있다.
아주 맛있다.
3 thoughts on “숙성”
보기만해도 침이 넘어가네요.^^
오늘 점심에 선물로 받은 국수를 비빔국수해먹으려고 삶았는데
문제는 김치가 덜익은거밖에 없었어요.
설익은 냄새 진짜 싫더군요.
그래도 쫑쫑 썰어서 비벼먹긴했는데 김치의 시원한 맛이 없어서
젓가락이 김치를 피해가더라구요.ㅋㅋ
김치냉장고가 맘에 안들어요. 삼성껀데 잘 숙성도 못시키고.
친정가서 익은김치좀 얻어와야겠어요.^^
그녀가 담근 건데 올해는 유난히 맛있네요.
김치 담가서 반은 김치냉장고에, 반은 마당에 묻어놓은 단지에 넣어두었는데 각각 맛이 달라서 그때그때 맞추어서 먹고 있어요.
그치.. 올해 유난히 김장김치가 맛있는 것 같어.
사진보니까 입에 침이 고이네…^^
가을소리님/ 제 친구도 다른 회사제품인데 김치맛이 영 별로라고 하더라구요. 그게 제품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는 모양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