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

Photo by Kim Dong Won
2007년 2월 21일 집의 식탁에서


만두는 음식이다.
가끔 시장에서 사다가 끓여먹기도 하고,
음식점에서 사 먹기도 한다.
남양주에 있는 한 만두집은 만두로 아주 유명하다.
나도 지나가다 그 집에 들러 만두를 먹은 적이 한번 있었는데
정말 맛있긴 맛있었다.
물론 그 집의 만두도 음식이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1년에 딱 한번 만두는 음식을 넘어
내 나이 한살을 담는 그릇이 된다.
설날 때 그렇다.
물론 나도 예전엔
만두국(대개는 떡국인데 나에겐 그게 항상 만두국이다)을 한그릇 먹어야
나이를 한살 더 먹는 것이라는
그 상투적인 설날의 얘기에 시큰둥했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장미와 반지에 사랑을 담을 수 있는 것을 보면
만두에 나이를 담는 것은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다.
아마 다른 나라에선 만두가 아니라
또 다른 무엇인가에 나이 한살을 담아 새해 첫날을 보낼 것이다.
그런 의식은 어디에서나 나름대로 의미가 있고, 또 재미나다.
만두는 집에서 빚은 만두가 제일 맛있는데
손이 많이가고 힘들어서 집에선 잘 만들지 않는다.
올해는 처가댁에 갔다가 만두를 얻어와서 끓여먹었다.
그 만두도 집에서 빚은 만두는 아니었고, 시장에서 사온 만두였다.
그래도 만두 먹으면서
올해는 내 나이 한살을 그 만두에 고이 담아서 먹었다.
아니, 올해는 만두에 담겨있는 내 나이 한살을 볼 수 있었다.
내 나이 한살을 보는데 참 오래도 걸렸다.

6 thoughts on “만두

  1. 우와~~맛있겠다^^
    저 만두가 딱 저 어릴때 외갓집가면 같이 빚어서 끓여 먹었던 만두네요.
    이상하게 어릴땐 김치 만두속이 별로 땡기진 않았지만
    만드는건 재밌었던 기억이나요.
    서로 이쁘게 만들려고 애를쓰고.^^

  2. 떡국이 한 살 더 먹는 음식인데…ㅎㅎ
    언제 사진을 찍었을꼬.. 사진 찍는 줄 알았으면 떡국 위에 고명 좀 올려놓을 걸.

    요즘 바뻐서 밖에 나가질 못하니 주로 집에서 사진을 찍고 글을 쓰네.
    날이 너무 좋다. 일이 어느 정도 정리되는대로 강화도 전등사에나 다녀오자. 자전거를 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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