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란 참 묘합니다.
나는 나로 살고 싶어하고,
또 너는 너로 사는 세상을 원하면서도,
한편으로 나와 네가 서로 묶여 하나되고,
네가 나와 서로 묶여 하나되는 세상을 꿈꿉니다.
둘이면서 동시에 하나가 되고자 한다고나 할까요.
그 둘이면서 하나인 꿈의 세상은
종종 불가능해 보입니다.
어느 해 여름 군산의 선유도엘 다녀왔습니다.
섬으로 들어가는 배위에 서 있을 때
안개가 심해 멀리 수평선이 지워져 있었습니다.
수평선의 경계를 사이에 두고
아득하게 갈라서 있던 하늘과 바다가 그날은 하나였습니다.
바다의 물길을 따라가다 보면 구름을 만났고,
구름에서 조금조금씩 시선을 낮추다보면
어느새 바다 물결에 이르렀습니다.
바다와 하늘이 모두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지만
안개가 그 경계를 뭉개준 그날은 둘이 하나였습니다.
둘이 하나란 것은 그러고보면 나나 너를 내놓는게 아니라
그 사이에 소통로를 두고
나에게서 너에게 이르고,
또 너에게서 나에게 이를 수 있는 사이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날 바다 위로 멀리 배 한척이 가고 있었습니다.
바다를 떠가는 것인지, 하늘을 날아가는 것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날의 배는 바다의 것이기도 했고,
또 하늘의 것이기도 했습니다.
2 thoughts on “하늘과 바다”
바다같기도 하고 하늘같기도 하고…(같기도처럼 읽어야 합니다~)ㅎㅎ
너같기도 하고 나같기도 하고…
하나같기도 하고 둘같기도 하고…
떠가는 것같기도 하고 날아가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럼 내가 갔던 섬이 사실은 선유도가 아니라 바로 같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