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해는 붉게 저뭅니다.
붉은 저녁이 가고 나면
그 자리로 푸른 밤이 슬쩍 밀려듭니다.
푸른 밤이 좀더 깊어지면
세상이 까맣게 칠해지고
그럼 아침까지 세상은 어둠에 잠깁니다.
저녁이 밤으로 넘어갈 때
세상의 색은 붉은 색에서 푸른 색으로 바뀌며,
산위에서 바라보면
그걸 좀더 완연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낙조를 마주하고 저녁을 보내고 싶은 우리들의 마음은
사실은 그 낙조의 아름다움 때문이라기 보다
하루 종일 같은 색이 고여있던 수평선에
잠깐이지만 붉은 색이 밀려들고,
그 붉은 색이 다시 푸른 색으로 바뀌는 그 짧은 순간의 변화 때문일 것입니다.
낮엔 수평선에 하루종일 투명한 빛이 머물고
밤엔 그 자리에 밤새도록 어둠이 머뭅니다.
그 사이에 해가 뜨고 지면서 세상의 색이 바뀝니다.
특히 해가 질 때는 세상이 붉은 저녁으로 져서 푸른 밤으로 우리에게 옵니다.
그렇게 붉은 저녁과 푸른 밤에 물들면
그 밤은 어둠이 짙어진 뒤에도 한동안 황홀하기만 합니다.
가끔 낙조를 보러가는 것은 괜찮은 일입니다.
2 thoughts on “붉은 저녁이 가고 푸른 밤이 오다”
이제 일출과 낙조의 차이를 조금씩 알 것도 같어.
예전엔 사진으로만 보면 일출과 낙조의 차이를 잘 모르겠더라구.
그래도 한마디로 딱 이거다 라고 표현하기 참 어려울 것도 같구…
색이 좀 틀린 것 같어.
뭐 정확하게 구별이야 되겠냐만은 일출이 활력넘치는 분위기라면 낙조는 아무래도 좀 푸근한 분위기 같어.
낙조는 누군가에게 안기고 싶게 만든다고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