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곳에 화원들이 많다.
종종 그곳에 들러 꽃을 찍곤 한다.
2004년 10월 24일의 오후 시간에도 나는 그곳에서 꽃들과 함께 하고 있었다.
분명 나비를 끌어들인 것은 꽃의 향기였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가끔 꽃의 노래를 상상한다.
–나비야, 나비야, 이리 날라오너라.
나의 상상 속에서 나비를 끌어들이는 것은 꽃의 노래이다.
종종 바람이 그 노래에 율동을 보태준다.
종종 꽃의 향기에 아예 코를 들이박는 녀석들이 있다.
색깔은 흰색과 분홍으로 나누었지만 그래도 우리는 하나.
아, 비좁다.
오늘은 왜 이렇게 많이 모였냐.
노랗고 빨간 3중창.
그리고 작은 코러스.
연꽃은 이상하게 그 속을 들여다 볼 때마다
환하게 불이 켜진 느낌이다.
꽃이 등을 켜들고,
그 빛을 순백으로 밝히면,
그 등이 아무리 작아도
어둠이 절대로 범접하지 못한다.
꽃들은 핀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그러나 내 생각엔
가장 먼저 핀 꽃이 그 환한 빛으로
뒤따를 꽃들의 길을 여는 것이다.
그렇게 꽃들은 먼저 핀 꽃이 길을 열며 빛을 밝히고,
그 빛을 따라
꽃들이 연이어
피고 진다.
꽃의 소용돌이.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우리의 시선이 말려든다.
그 속은 세상이 노랄 것이다.
–아아, 마이크 시험중.
동백이 꽃동네 주민에게 알립니다.
동백이 알리면 그것이 어떤 소식이든
붉은 소식이 된다.
8 thoughts on “꽃의 나라 – 서울 상일동의 화원들에서”
꽃은 사진으로 볼때 더 이쁜거 같아여
강조가 되서 그런 거 같아요.
한송이나 몇송이만 달랑 잡으니까요.
게다가 꽃들은 카메라 들이대도 피하질 않아서
맘놓고 그 아름다움을 캐낼 수 있어서 그런 것도 같고..
아아.. 상일동 사시나보군요..
저도 상일동에 사는데.
그나저나 전 여기서 거의 20년을 살았는데도..
화원이 있다는 것만 알았지 관심이 없어서 몰랐는데..
등잔밑이 어둡다는게 이런 거군요.. ㅎㅎ
상일동 화원은 한두 개가 아니라 엄청나게 많죠.
길동에서 하남시로 이어지는 천호대로로 버스를 타고 가다보면 길동 생태공원지나서 온통 화원들이죠.
고덕동 뚝방길을 따라서도 무지 많구요.
한 자리에서 많은 꽃을 찍을 수 있는데다가
찍어도 뭐라고 하지도 않아서 자주 들립니다.
저는 천호동에 살아요.
지하철 굽은다리역과 천호역 사이, 성덕여상 뒤쪽이죠.
가까운데 사시는 분을 만나니 반갑네요.
국화향기가 여기까지 진동하는듯하네요.^^
일하느라 옛날 사진만 올리게 되네요.
10일쯤 일이 끝나면 하루 정도 어디 다녀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그녀를 꼬셔서 차를 몰고 어디론가 좀 멀리 가고 싶네요.
한달내내 일이 계속되다가 둘 모두 지금하고 있는 일이 끝나면 일단은 일의 일정이 없는 간만의 좋은 시기라서.
요며칠 여행하기 참 좋은날이어서 저도 다시 여행가고 싶어지더라구요.^^
동네에 보이는 나무들이 이렇게 아름다울정도면
유명한 산사나 계곡들은 어느정도일까 기대되거든요.^^
지금 사시는 곳은 조금만 나가도 좋은 곳이 너무 많을 것 같아요.
그나저나 일을 해야 하는데 일하기가 싫어서 큰일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