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팔을 벌리는 계절이다.
그래서 철쭉이 팔을 벌린다.
진달래의 나뭇잎도 팔을 벌린다.
그 철쭉의 품에 누군가 안기고,
그러면 뜨거운 사랑으로 꽃이 핀다.
그 진달래의 잎에 누군가 입맞추고,
그러면 뜨거운 사랑으로 초록이 더욱 짙어진다.
봄은 사랑을 향해 팔을 벌리는 계절이다.
이제 봄이 잉태한 형형색색의 사랑은
이 꽃 저 꽃으로 옮겨붙으며 가을까지 갈 것이다.
이제 봄이 잉태한 초록빛 사랑은
진초록으로 우거졌다가 가을에 형형색색의 단풍으로 물들 것이다.
바로 그 사랑을 시작할 봄이 왔다.
그러니 노근한 따뜻함을 핑계삼아
틈나는 시간마다 끄덕끄덕 졸지말고
모두 일어나서 팔을 벌리라.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가슴에 안으라.
봄에 사랑을 시작해야 여름에 뜨거워지며 가을쯤에는 영근다.
사랑을 향해 팔을 벌리는 계절, 봄이 왔으니
없던 사랑도 만들어 다시 사랑을 시작하라.
11 thoughts on “꽃과 잎, 팔을 벌리다”
추운 겨울을 나고 어떻게 저렇게 여리고 여린 색의 꽃이 피어날 수 있을까…
참 색도 곱구나.
색은 혹시 겨울의 혹한이 예비하는 거 아닐까.
사람은 고생하면서 자기 색을 잃기도 하고, 고생하면서 자기 색을 더 분명하게 하는 것도 같고…
이 글읽으니 용혜원 시인님의 지금은 사랑하기 좋은시절이란 시가 떠올라요.^^
어제는 제 눈앞에서 한 외국인 연인이 정말 아름답게 키스까지 했답니다. 고걸 놓쳤어요. 그때 카드 갈아끼우고 있어서. 아까워요.
난 그렇게 아름답게 키스하는 건 생전 처음 봤어요.
진짜 아까우셨겠다. 사진 찍으며 ‘사진은 타이밍’이란 생각을 무척 많이해요.
말씀 보니 생각나는데, 전 지난주에 해운대 가서 모래사장에 끌어안고 누워있는 외국인 연인을 봤어요.
사랑하기 좋은 계절, 사랑하는 모습 참 아름다와요.
말씀처럼 어서 없던 사랑도 만들어 사랑을 시작해야겠어요, 불끈!
헛, 슬퍼하시는데 찍었단 이야기는 말아야지.하고 지우는 사이 금새 댓글이 달렸어요. 히.
때론 맘에 담는 게 더더 아름답단 생각도 해봐요.
더더더 아름답게 기억하시겠어요^^
착하기도 하셔라.
산전수전 다겪어서 그 정도는 얘기해도 다 받아줄 수 있어요.
창덕궁에서 키스라…
‘우웃’하고 순간 움찔했습니다. ^^
요즘은 한국에서도 길거리에서 키스하는 걸 종종 볼 수가 있는데 별로 세련되질 못하거든요.
좀 끈적거리는 느낌이랄까.
그런데 창덕궁의 그 연인은 가벼우면서도 깊게 한 3분 정도 키스를 하더라구요.
처음에는 이마를 맞대고, 그리고 눈맞추고, 웃으면서 서로를 눈에 담았다가, 그 다음에 가볍게 입맞추고, 이어서 남자 어깨에 기대었다가 다시 고개 돌리고 서로 봐라보다가 이번에는 깊게… 제가 넋이 빠질 수밖에 없었죠.
그 연인들이랑 한참 같이 걸으면서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영어 잘하면 말이라도 붙여봤을 텐데…
그모습을 잘 포착하셨다면 좋았을걸. 넘넘 아쉬워요.^^
예술사진이었을텐데. 외국인들 아름다운 키스장면 사진들보면 그게 연출된것일진몰라도 한참 바라보게 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