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혼자 한강에 나가 사진찍었다.
잠실 둔치에서 삶은 달걀 세 개 사고 물 하나 산 뒤,
강변의 탁자에 앉아 한강물 바라보며 혼자 까먹었다.
그렇게 혼자 앉아서 먹다 보니 참 처량한 느낌이다.
홀로 사진찍으며 돌아다닌 경우가 하루 이틀이 아니니
그 처량함은 혼자라는 것에서 오는 것이 아님은 분명하다.
그런데 왜 오늘 따라 혼자라는 것의 느낌이 그렇게 처량했던 것일까.
그건 그녀와 싸웠기 때문이다.
둘은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지만
실제로는 서로의 마음 속으로 서로 스며
사실은 언제나 하나로 지낸다.
그러니까 둘이 사이좋게 잘 지낼 때는
홀로 다녀도 서로를 마음 속에 넣고 다니기 때문에
항상 둘은 어디를 가도 함께이다.
그래서 사이가 좋을 때는 어디를 혼자 나다녀도
절대로 처량한 법이 없다.
그러나 둘이 싸우면
서로의 마음 속에서 서로의 존재를 뽑아버린다.
그래서 싸우고 나면
그때부터 화해할 때까지 서로는
자신이 혼자라는 것을 확연하게 자각하기 시작한다.
바로 그 때문에 싸우고 집 나가서 홀로 돌아다닐 때는
홀로 밥먹을 때, 홀로 차타고 갈 때, 홀로 공원을 걸을 때,
모두 처량한 느낌이 등뒤를 졸졸 따라붙는다.
둘은 홀로 다녀도 사실은 둘이 다닌다.
싸우면 그때부터 서로가 서로를 서로의 마음 속에서 빼내게 된다.
그래서 싸우고 난 후엔 홀로 다니면 말 그대로 홀로이다.
둘로 오랫동안 살아온 사람에게
그 홀로의 느낌은 처량하기 이를데 없다.
오늘도 돌아다니는 내내 하루 종일 처량했다.

7 thoughts on “혼자라는 것의 처량함”
며칠전에 산골에 사는 노부부가 나오는데 그동안 한번도 싸우지 않았다며
자식들에게도 돈이나 명예보다는 싸우지않고 다정하게 살라는 말을 많이
한다고 하시더군요.
와..저 연세에 어떻게 한번도 싸우시질 않으셨을까..대단하기도하고
재미없었을것같기도하고.^^
혼자먹는 삶은계란은 정말 맛없을것같아요.
담엔 사이다도 사시고 오손도손 맛나게드세요.
저녁에 다시 올게요.^^*(막내 컴시간이네요.ㅋㅋ)
그게 달걀은 혼자 먹으면 이상하게 목이 메인다니까요.
가을소리님 저는 그런 부부들 얘기… 들으면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많이 참으셨으리라 생각해요.
어떻게 싸우지 않고 살 수 있을까.. 싶어요.
싸워야 건강한 부부지요.
그런데 노부부가 되서도 싸우는 건 좀 그렇긴 하겠지요…
전에 제가 아는 목사님이 계셨는데 그 목사님부부도 아주 열심히 싸우셨다고 하더라구요.
어찌나 힘이 되던지요…
아~ 저렇게 훌륭하신 분도 싸우는데 나같은 사람은 말할 것도 없지 싶더라구요^^
아직도 키가 덜 컸나…
싸울 일이 있는 걸 보면 말이야.
가끔 싸우면서 사는 게 부부지 어떻게 싸우지 않고 사냐.
싸운다는 건 건강한 부부라는 뜻이지.
난 가끔 싸우고 혼자 돌아다닐 때 처량하다기 보단 시원하던데…
밥도 안챙겨도 되고, 이것 저것 챙겨주지 않아도 되고…ㅎㅎ
그대는 자랄 때 별로 안싸웠나 보군.
아, 맞다. 어릴 적에 별로 싸운 일이 없네.
아마 싸운걸로 치면 결혼후에 싸운게 훨씬 많을 듯…ㅎㅎ
난 어릴 때 많이 싸웠는데.
윗동네에서 유명한 깡패 녀석하고도 싸웠었지.
강패 녀석이 학교로 날 찾아와서 불러낸 적도 있었는데 그날은 그냥 별일은 없고 그냥 겁만 주고 가더군. 사실 무더기로 와서 불러내니 겁이 좀 나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