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놀고 있습니다.
막대기로 땅을 파며 놉니다.
작은 막대기만으로 금새 땅은 즐거움의 샘이 됩니다.
아이들은 세상을 즐겁게 만들어서 놉니다.
어른들은 모두 자리에 앉아 있습니다.
어디 먼 곳을 보거나 핸드폰의 문자판을 누릅니다.
아니면 아이들이 노는 것을 바라봅니다.
아이들이 놀 때 어른들은 세상을 바라봅니다.
어른들도 어렸을 때는
세상 모든 곳이 즐거운 놀이터였을 텐데
어른이 되면서 그 놀이로부터 밀려나 버렸습니다.
—
잔디밭에 들어가지 말라고 목책을 세우고 줄을 쳐두었습니다.
작은 아이 하나가 그 울타리로 걸어갑니다.
걸어간 아이는 줄을 잡고 위아래로 흔듭니다.
아이는 줄을 위아래로 흔드는 것만으로도 즐겁습니다.
아이는 줄 속에 즐거운 놀이가 있다는 걸 용케도 알아냅니다.
어른은 그 뒤에서 뒷짐을 지고 아이를 바라봅니다.
어른들도 어렸을 때는
세상 모든 것을 즐거운 놀이로 삼았을 텐데
어른이 되면서 그 놀이로부터 밀려나 버렸습니다.
5 thoughts on “아이와 어른”
만약 어른이 흙장난하고 있거나 줄 흔들고 있으면 다들 쟤 왜 저러냐… 이런 시선일듯…
그대도 어른 다 되었구나.
어른끼리 그러고 놀면 좀 그런데 아이들한테 묻어서 함께 놀면 안 그렇다.
증거 사진도 있다.
http://blog.kdongwon.com/attach/1/573988.jpg
어른들만 놀면 이상하지만 아이들과 같이 놀면 하나도 이상하지 않다.
아이들과 같이 놀면 나두 저러고 놀지요…ㅎㅎ
그런데 어른 혼자서 줄 흔들고 있을 걸 상상해보니 그냥 웃겨서…ㅎㅎ
오늘은 생각하게 하는 ‘산문시’ 같아요.
적절히 반복되는 운율감 때문이려나요.
저 역시 어느새 어른이 되어서 잘 놀지는 못 하고,
대신 놀이터 가서 노는 아이들 구경하면 덩달아 즐거워요.
카메라를 갖고 다니면 뭐든 유심히 보게 되는 거 같아요.
놓치는 장면이 많긴 하지만 그래도 이런 순간순간들을 담아둘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