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다닐 때는 참으로 음악을 즐겨들었는데
졸업과 동시에 음악에 대한 모든 기호는 그 시점으로부터 완전히 보행을 멈춘 것 같다.
예전에는 새로 나오는 곡을 끊임없이 듣고
좋아하는 곡의 목록을 추가해 갔지만
졸업 후엔 내가 좋아하는 곡의 목록에 더 이상 곡이 추가된 기억이 없다.
그러다 최근에 들어와 새로운 곡이 한두 개씩 더해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먼저 한 곡은 Aimie Mann의 One이다.
이 노래는 영화 음악이다.
톰 크루즈가 나왔던 <매그놀리아>에 들어있었다.
영화를 보고 난 뒤 OST 음반을 곧바로 구입했다.
그 뒤로 Aimie Mann의 음반은 모두 구입했다.
하지만 그녀의 노래 가운데서 나는 One을 제일 좋아한다.
영화는 기억에 없고 노래만 남았다.
두번째 곡은 딸이 한달 동안 기타 연습을 한 끝에 공연에서 선보였던
4 Non Blonds의 What’s Up이다.
그러니까 나는 이 노래를 듣는다기 보다
노래를 들을 때마다 딸의 추억을 더듬는다고 할 수 있다.
요건 이 노래를 들을 때 아무도 맛볼 수 없는 나만의 행복이다.
이 노래는 Bigger, Better, Faster, More! 라는 제목의 앨범에 수록되어 있다.
4 Non Blondes의 처음이자 마지막 앨범이었다.
우리 말로 옮기면 더 크게, 더 좋게, 더 빠르게, 더 많이! 인 셈이다.
줄여서 더더더더라고나 할까.
마지막으로 또 하나의 곡은 Dandy Warhols의 The Last High이다.
이것 역시 영화를 통하여 나에게로 왔다.
나는 9 Songs라는 영화 속에 수록된 9곡의 노래 가운데서 이 노래를 처음으로 들었다.
결국 아마존을 통하여 이 곡이 수립된 CD를 구입하고 말았다.
영화도 DVD로 함께 구입하고 싶었지만
아무래도 통관이 될 것 같지를 않아서 그만 두었다.
생각해보니 요즘은 음악을 따로 듣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 같다.
그냥 영화나 특별한 계기로 어떤 음악을 접했을 때
비로소 새로운 노래를 듣게 되고,
그러다 좋아하는 목록에 추가하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새로운 곡이라고 꼬리표를 달고 보니 말도 안되는 것 같다.
The Last High를 비롯하여 모두 몇년 전의 노래들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내게는 모두 새롭다.
한동안 정체되었던 내 음악적 기호의 목록에 새로 추가되는 곡들은
모두 그렇게 음악 자체가 아니라 어떤 사연에 묻어서
나의 곁을 함께 하는 것 같다.
그냥 노래가 좋던 시절은 이제 갔기는 갔나 보다.
2 thoughts on “근래에 좋아하게 된 노래 세 곡”
노래 얘기하시니 갑자기 동물원의 거리에서가 더 듣고싶어지네요.
이런밤에 들으면 눈물나서 안듣고있어요.^^
그노랜 고3때 담임선생님이 부르시는거 듣고 반해버린 노래죠.^^
어찌나 멋지게 부르시던지 눈물났었거든요.^^
이밤도 편히 고운꿈많이 꾸세요.^^
동물원의 거리에서 한번 들어봐야 겠네요.
꼭 누가 권하는 노래는 좋았던 것 같아요.
좋은 밤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