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부터 매일 아침 햇님이 집을 찾아왔습니다.
이렇게 얘기하면 분명 꼬투리 잡고 늘어질 사람들이 있을 겁니다.
“그럼 뭐, 겨울엔 해가 없었나.”
그러나 겨울의 해는 그냥 등돌리고 우리 곁을 스쳐갔을 뿐
집을 찾아온 건 아닌게 분명합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겨우내내 그렇게 세상이 추웠을 리 없습니다.
햇님은 봄이 되어서야 비로소 걸음을 우리들의 집앞으로 들이며
그 눈길은 따뜻하기 이를데 없습니다.
햇님이 우리 집을 찾은 건 순전히 장미 때문입니다.
우리는 대개 장미의 5월을 사랑하지만
햇님이 장미를 사랑한 것은
장미와 처음 눈길이 마주쳤던 초봄의 어느 날 그때부터입니다.
그때 장미의 몰골이야 말이 아니었지요.
앙상한 가지는 말할 것도 없고,
가시마저 듬성듬성 날카롭게 각을 세우고 있었으니까요.
그러나 사랑에 눈이 멀면 아무 것도 들어오지 않습니다.
햇님은 매일 아침 우리 집을 찾아와 장미를 바라보다 가곤 했지요.
나는 그 눈길이 얼마나 따뜻했는지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어느 날부터 장미에게도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마음 한구석에서 작지만 붉은 움직임이 고개를 들기 시작한 것이었지요.
장미는 아직 그게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5월의 어느 날,
장미는 드디어 햇님을 향해 그 붉은 가슴을 활짝 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장미는 알게 되었지요.
그 붉은 꽃이 바로 햇님이 키운 사랑이란 것을.
그러니 장미는 매해 5월이면 으레 피는 꽃이 아닙니다.
햇님이 봄부터 장미를 사랑했고,
그 사랑이 드디어 5월에 장미의 마음을 열기에 이릅니다.
장미는 피는 것이 아니라
5월에 붉은 사랑의 마음을 엽니다.
10 thoughts on “해와 장미”
사랑하면 닮아간다더니,
정말로 햇님의 사랑이 장미를 더욱 더 붉디붉게 만들었네요~
햇님이 매일 아침 꼬불꼬불 골목길을 돌아서 장미를 찾아오지 않았을까… 시골이라면 넓은 들판을 한달음에 달려왔을 텐데…
봄부터 따스한 사랑을 받아 그렇게 아름다운거였군요.^^
요즘은 넝쿨 장미집이 많이 눈에 띄는데 예전엔 그 넝쿨 장미의 색이
다 똑같은줄 알았거든요? 근데 요며칠보니 같은 줄기에서도 색이 다른거였어요.
뭐라고 해야하나..아주 선홍색이랑 약간 보랏빛이 섞인 색 두가지요.
이제 서서히 지는 것 같아요.
올해는 이 아쉬움도 좀 찬찬히 지켜봐야 겠어요.
그래서 5월과 장미는 찰떡 궁합이구나~
장미 색 너무 이쁘다~~~
근데 오타 났다. 찾아봐~~~
못찾겠다, 꾀꼬리.
히히… 재밌다. 잘 찾아봐~
여직 못찾았네^^ 갈켜 줄게.
그러나 사랑에 눈이 멀먼 아무 것도 들어오지 않습니다.
—-> 눈이 멀면 이라우^^
나두 한번 말안하구 놀려봤지롱~
예전이나 지금이나 오자 하나는 참 잘보슈.
난 오타의 여왕이라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