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은 매해 채우고 비우고를 반복합니다.
벼농사가 시작될 때 논엔 먼저 물이 차고,
그 다음엔 모들이 그 물에 발목을 적시곤
줄을 맞추어 늘어섭니다.
이때만 해도 모는 아직 듬성듬성해 보입니다.
그러다 그 모들이 자라 벼가 되고,
그 벼가 키를 다 키우고 나면
논은 빈곳없이 초록으로 그득해 집니다.
가을엔 그 초록 물결이 황금색으로 바뀌고,
그럼 사람들의 마음도 넉넉해 집니다.
그리고는 논은 밑동만 남기고
한해동안 키운 벼를 모두 사람들에게 내줍니다.
그리고 저는 텅비어 버립니다.
논은 매해 남김없이 한해를 비우고 텅비어 겨울을 나지만
또 매해 충만함으로 그득해 집니다.
4 thoughts on “논의 시작, 그리고 끝”
학교끝나고 가느다란 논둑길을 달려 집에 가는걸 좋아했었죠.
잘못하면 휘청할수도 있지만 재밌었어요.^^
그러고보니 논둑길이 참 재미난 길인데 제가 그걸 왜 찍어오지 않았나 모르겠어요.
다음 번에 밖에 나가면 꼭 찍어와야 겠어요.
저 후에 태워서 새까매진 논 풍경도 좋아해요.
지금은 한창 초록빛 작게 듬성듬성 새로 시작하는 귀여운 논두렁모습.
내일은 주말이네요~ 좋은 기운 받으러 다시 길 위를 천천히 걸어야겠어요.
동원님은 일이 아직 한창이신 거예요? – 일할 땐 꼼짝 안 하시는 듯.
7월 중순까지는 꼼짝 못할 듯.
번역과 책, 잡지사 원고가 줄줄이 엮여 있거든요.
일하려고 의논하고 있는 일도 있고…
일이란게 참 이상하다니까요. 없을 때는 불안하고, 있으면 지겹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