뻘은 배의 발목을 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배는 하루 종일 뻘의 품에 묶여있다.
제 무게로 지긋이 뻘에 몸을 묻고
하루 종일 뻘에서 노닥거린다.
무료하지만 그러나 품안에 배를 두면
뻘은 중심이 잡히고 평온하다.
그러나 뻘은 또 배를 자유롭게 놓아주고 싶다.
사람들은 흔히 물이 밀려들면
그때부터 뻘은 잊고 바다를 보지만
사실 그건 바다가 아니라
배를 자유롭게 풀어주고 싶은 뻘의 마음이다.
그 마음으로 뻘이 가득차면
그때부터 뻘의 마음은 잘 보이질 않고 온통 바다만 눈에 들어온다.
뻘은 배에게 자유를 줄 때면 항상 두렵다.
배에게서 자유의 바다만 남고 자신은 깨끗이 지워져 버릴까봐.
그래서 뻘은 평생을 배를 묶어두고 싶은 마음과 풀어주고 싶은 마음 사이를 왔다갔다 하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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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는 뻘에 머문다.
자신의 무게를 눕히면
그 무게만으로 평온하게 중심이 잡히는 곳,
그곳이 바로 뻘이다.
바람이 아주 강한 날에도 그곳에 몸을 누이면
세상의 한가운데 있어도 흔들림이 없다.
그러나 배는 또 그 뻘의 품을 헤엄치고 싶다.
사람들은 밀물 때가 되면
이제 뻘에 물이 가득찼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사실 뻘의 품을 헤엄치고 싶은 배의 마음이다.
그러나 그 마음으로 뻘에 물이 가득차면
갑자기 어느 순간 뻘은 하나도 보이질 않고 바다만 일렁인다.
배는 그 자유의 바다에 몸을 띄울 때면 항상 두렵다.
그러다 뻘로부터 아득히 밀려나 영원히 바다를 떠돌게 될까봐.
그래서 배는 평생을 뻘에 머물고 싶은 마음과 바다를 헤엄치고 싶은 마음 사이를 왔다갔다 하며 산다.
4 thoughts on “뻘과 배, 그 두 마음”
난 봉선화를 물어봤는데… … ,
가끔 검색엔진이 믿을게 못돼요.
조기 위에 search란에서 다시 찾아봐요.
그럼 확실하게 나올테니.
바다에 갔다온지 꽤 되어서인지 바다로 달려가고싶어요.
9일에 아이들 쉬는 토요일이니까 동물원 가자고 계획했는데
이 사진보니까 바다로 가자고 조르고싶은.^^
바다 가시면 바다 사진 잔뜩 찍어서 저도 구경시켜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