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꽃이 집니다.
붉은 꽃잎이 후둑후둑 떨어집니다.
5월을 붉게 물들이며, 사랑을 말했던 꽃이 하루가 다르게 시들고 있습니다.
나는 투덜거렸습니다.
“무슨 사랑이 한달을 못간담.”
장미 넝쿨 아래 앉아있는데
장미 나무가 내게 속삭였습니다.
사랑을 꽃에 묶어두지마.
사랑을 꽃에 묶어두면 꽃이 질 때마다 슬퍼져.
꽃이지면 사랑도 사라지는 것처럼 보이거든.
꽃은 그냥 사랑의 하나일 뿐이지, 사랑의 전부가 아니야.
사랑은 때로 장미의 꽃으로 오기도 하고,
또 꽃이 남기고 간 별모양의 꽃받침에서 보이기도 해.
하지만 사랑은 꽃에서 피어나는게 아니고
사실은 장미 나무의 줄기에서 피어나.
너의 경우라면 사랑은 그녀와 함께 몸을 눕히는 밤에서 오는 게 아니라
사실은 그녀의 삶에서 오는 거야.
장미의 꽃이 사실은 장미 나무의 뿌리와 줄기에서 오듯이
그녀의 사랑도 사실은 그녀의 삶과 일상에서 오는 거야.
매일 때되면 차려주는 밥상과
벗어놓으면 잊지 않고 빨아주는 빨래와
그리고 컴퓨터 앞에 앉아 아픈 눈을 비벼가며 하는 그녀의 일에서 오는 거야.
사랑이란 “사랑해”라는 속삭임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각자인 듯 하면서도 서로 얽혀 꾸려가는 서로의 삶에서 오는 거야.
장미의 사랑을 꽃에 묶어두지마.
그런 사랑은 금방 시들어.
어떤 꽃도 한 계절을 온전히 넘기긴 힘들어.
사랑을 꽃이 아니라 꽃을 피운 장미의 줄기에게 돌려줘.
그럼 사랑이 항상 네 곁에 있게 될 거야.
함께 하는 모든 삶이 사랑이 될 테니까.
사랑이 위대한 건,
사랑이 피워낸 꽃이 아름답기 때문이 아니라
사랑으로 인하며 삶이 모두 아름다움으로 채워지기 때문이야.
나는 말없이 들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장미 나무는 몇년째 그곳에 있었습니다.
가끔 사랑을 바로 곁에 두고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야 그것을 알아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7 thoughts on “장미의 사랑 6”
축하드립니다.
한줄 댓글달기도 어려운 저로서는 경이로움 그자체예요.
바쁜일 끝나시면 시원하게한잔…,
한잔, 좋지요.
뭐라 얘기해도 이별은 슬퍼요.
다음해까지 또 언제 기다리나..^^
이별도 기다림도 모두 사랑이라던 어떤 싯귀가 떠오르네요.
저는 올림픽 공원의 장미밭으로 한번 가야죠, 뭐.
그렇지 않아도 신랑 카메라로부터 독립하려 한답니다.
S2프로도 좋기는 한데 너무 무거워서요.
(아이들을 줄줄이 달고 다니다 보니..)
좀 가볍고 쓸만한걸로 추천좀 해주세요.
주로 접사를 좋아하기는 하는데
때때로 아이들도 찍어야 하구요..^^
카메라는 인건님한테 물어봐야죠.
보통 카메라 살 때는 사고 싶은 기종이 중요한게 아니고 돈에 맞춰서 사게 되더라구요.
가벼운 건 역시 캐논인 거 같아요. 캐논 400D는 작고 아주 가뿐한 느낌이예요.
저희 집사람이 쓰는 펜탁스 K100D도 가볍구요.
그런데 신랑분과 렌즈를 같이 쓰려면 니콘을 장만하셔야 합니다.
니콘은 D80이 가볍더군요.
접사는 렌즈를 별도로 장만하셔야 해요.
보통 60m, 105mm가 있는데 저는 사는 김에 105mm를 샀어요. 지금은 신형이 나와 있는데 니콘 거는 95만원 정도.
캐논은 훨 비싸죠.
한번 맥주의 파인더에 질문을 올려놔 보세요. 인건님이 친절하게 답변해 주실 듯.
맥주에는 제대로 인사도 못한터라..
언제 기회봐서 사진한장 올리고 인사드릴께요..
제가 편집디자인을 하기는 해도 컴맹수준인것 같아요.
그전에 파인더에 사진을 올려보려고 해도
방법을 못 찾아서..^^;;;
댓글에 있는 걸로 한번 알아보라고 해야겠어요..^^
티스토리 있으면 얼마든지 하죠, 뭐.
사람들이 친절하기도 하구요.
곧 파인더에서 뵐 수 있기를 바랄께요.
매일 들락거리다가 몇번인가 댓글남긴적이 있었는데
두분이 나란히 들러주시니 감개무량합니다.^^
이제 시작이라 적응이 잘 안되지만 차츰 나아지겠지요..^^;;;
감사한 마음에 인사 남겨봅니다..
기억이 나요.
부모님 얘기도 하셨구, 그랬잖아요.
S2프로는 52프로라는 애칭으로 자주 불렸었죠.
한때 그 카메라와 니콘 카메라 사이에서 정말 고민 많이 했었는데…
아~ 글쿠나, 700회구나.
참 많이 나눴다. 축하해. 글구 난중에 봐~~~^^
녹차나 한잔 타다주슈, ㅋㅋ.
앗! 700회라니, 한 발 늦었네요.
축하합니다.^^
1000회때는 근사한 곳에서 파티 열어요.
진표 아빠가 진즉부터 예약한다고 큰소리 쳤으니까
기다려 보고 ,여의치 않으면
가까운 사람끼리 추렴해서 하면 되겠지요.
기다려지네요.
그냥 여기서 하면 되지요, 뭐.
댓글 잔치 벌이면 되잖아요.
난 사이버 공간도 좋더라구요.
아침에 마당에서 장미꽃들 사이사이 들여다보며 사진좀 찍다가 들어왔어요.
오늘도 무당벌레 한마리가 놀러왔더군요.
한철 격정적이게 피고 지는 분분한 낙화(흐흐, 어느 시죠)를
이렇게 철학적이게 풀어놓으시다니요~
일상의 사랑, 밥숟가락처럼 사소한 사랑은 멀리 있지가 않았네요.
ps, 덕분에 매일 같이 만나는 동원님의 블로그 사랑 700회를 맞으셨네요^^
올해는 좀 다행이예요.
예전에는 집에 있을 때면 빨리 일 끝내고 떠날 궁리였는데 올해는 집을 구석구석 살피면서 집에 있을 때 집과 지내는 법을 좀 터득하는 것 같아서요.
앗, 700번째 글이라니! 많이도 썼네요. 그냥 재미나고 가볍게 쓰고 싶은데 요즘 그게 잘 안되네요. 잊지 않고 찾아주시는 거, 많이많이 고맙습니다~~~ (창원까지 들리려나)
네! 여기까지 무사히 잘 들렸어요~ 힛.
실은 올 초까지 일년 반정도의 시간을 공부를 해본답시고,
도서관 책상 다리 붙잡고 있었거든요. 결과가 좋진 않았지만*^^*
지금 저의 완전 친자연적인 인간형은 그때 조금씩 정립됬지싶어요.
멈춰있어도 움직이는 것, 움직이지만 멈춰있는 것.
일일이 모두 알 수 없지만, 매일 차차 느껴보고 점점 알아가게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