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겨울은 참 이상한 계절이야.
갑자기 겨울이 되면 모든 색들이 다 사라진다는 느낌이 들어.
이른 봄에 핀 꽃들이 여름의 초입에서 벌써 제 삶을 거둘 때만 해도
나는 색이 사라진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어.
초록이 지천으로 넘쳐나던 여름에도,
사실은 산과 강의 어디에나 이런 저런 색들이 계속되고 있었어.
가을은 그 색의 절정이지.
그런데 겨울이 되면 그 색이 모두 사라진다는 느낌이 들어.
색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
그거야 색은 겨울이 되면 땅밑으로 숨는 거야.
왜냐구?
추우니까 그렇지.
아마도 그 차가운 칼바람도 땅밑을 파고들진 못할거야.
그래서 색들은 겨울이 오면 땅밑으로 숨어버리지.
그러니까 겨울에 우리의 발밑에서 사실은 색이 겨울잠을 자고 있는 거야.
그러니 겨울엔 조심조심 걷도록 해.
색들이 겨울에 깨어나면 너무 추워 얼어죽거든.
색들의 숨바꼭질은 참 길고도 오랜거야.
겨울에서 봄까지 계속되니까.
가끔 색은 겨울속에서 들키기도 해.
항상 그 단골은 동백이지.
하지만 색들은 봄이 올 때까지는 대부분 꼭꼭 잘도 숨어들 있어.
그들을 찾는 척,
그러니까 색없는 겨울의 여기저기를 뒤져 그들을 찾는 척 하면서,
봄까지는 그냥 숨바꼭질을 하며 지내.
4 thoughts on “그 화려한 색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전 마당의 초록 화초들을 집안으로 숨겨 그 싱그러움을 만끽하는데 죽지나 않을까 노심초사예요.
추위는 피했지만 집안이 건조하니 온도 맞추기가 힘드네요.
조금만 비실거려도 이거 또 죽는거아냐?생각되서 물주고 자주 들여다보고..
그다지 신경써주지 않아도 쑥쑥 자라고있는 산세베리아가 든든한 자식같아요.ㅋㅋ
저희도 겨울에는 집안에 화분이 한가득이예요.
모두 어머니께서 키우는 거죠.
그럼 색이 모두 집안으로 숨은 거가 되는 건가요.
에이, 다 찾았다. 집안에 모두 숨어 있었구나.
색들의 동면!! 재미난 생각이네요.
색들아~ 잘자고 봄에 만나자~
나도 겨울잠좀 잤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