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번역을 해서 잡지사에 넘깁니다.
이틀 정도 분량의 일이라 5일전에 끝이 납니다만
이번 달에는 단행본 일이 겹쳐 그 일이 19일에 끝이 났습니다.
일이 끝나던 날, 그녀와 함께 어디론가 떠났습니다.
그 전에 우선 광화문의 교보문고로 나가 주문이 들어온 책을 납품했습니다.
아마 그때가 오후 1시쯤 되었을 겁니다.
예전에는 교보를 갈 때면 꼭 동호대교를 타고 들어가 충무로를 거쳐갔지만
요즘은 올림픽대로를 타고 내려가다 반포대교로 넘어갑니다.
그럼 남산의 한중간쯤으로 올라가는 샛길로 들어설 수 있습니다.
그렇게 남산을 돌아 남대문으로 내려간 뒤 시청을 거쳐 교보문고로 갑니다.
책을 납품한 뒤에는 여의도 방향으로 향했습니다.
강변북로로 들어설까 말까 하다가 결국은 여의도를 거쳐 영등포로 갔습니다.
그때쯤 소래포구 쪽으로 가기로 마음먹고 있었습니다.
영등포에서 조금 가다가 서해안 고속도로를 찾기 위해 약간 헤맸습니다.
하지만 어찌어찌 하다가 결국은 고속도로로 들어가는 길을 찾았습니다.
고속도로를 여러 개 바꿔타며 월곶에서 빠져나갔습니다.
월곶도 사진찍을 만한 곳이 많지만 그곳은 그냥 버려두고 오이도로 갔습니다.
오이도에 도착한 것이 오후 3시쯤이었으니까
그곳까지 가는데 두시간 정도 걸린 셈입니다.
아, 가는 길에 배가 고파 고속도로 찾기 위해 길을 헤맬 때
길가에 차를 세우고 제과점에서 빵을 좀 샀습니다.
그거 먹으면서 오이도까지 갔습니다.
오이도에서 보낸 시간은 한 시간 정도.
그 다음엔 시화방조제를 타고 예전에 가보았던 영흥도로 가기로 했습니다.
가다가 시화방조제에서 차를 세우고 좀 놀다가 갔습니다.
방조제의 이쪽 바다도 바다로 보이고, 저쪽 바다도 바다로 보여서
도대체 어느 쪽이 바다냐고 낄낄대며 웃었습니다.
그리고 다섯 시경 선재도의 한 항구로 들어가게 됩니다.
그곳에서 한참 사진찍으며 돌아다니다가 영흥도의 장경리 해수욕장으로 갔습니다.
5시 40분경부터 해가 완전히 넘어갈 때까지 그곳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다행히 일몰도 찍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차를 몰고 나오는데
영흥도의 십리포 해수욕장을 가리키는 표지판이 우리를 유혹합니다.
저긴 도대체 뭐지?
저기 한번 들어가 보자.
우린 그곳에 들어갔다 해수욕장 옆의 한 식당에서 해물칼국수로 저녁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그때 그녀의 사진을 한장 찍었습니다.
세상 사람들에겐 그냥 그녀의 사진이지만
가끔 그녀의 사진 한장에는 함께 한 그녀와 나의 하루가 몽땅 다 담길 때가 있습니다.
바로 이 사진엔 그녀와 함께 했던 유월 어느 날의 하루가 모두 다 담겨있습니다.
남들은 모르지만 나는 이 사진을 볼 때마다 생각나는 우리의 하루입니다.
그래서 내가 그녀를 찍으면 그녀의 사진엔 그녀와 나의 하루가 모두 다 담깁니다.
4 thoughts on “그녀의 하루를 담다”
바라보는 눈빛에 하트가 송송 그려지는 것이,
역시 인물사진은 편안하고, 애정이 있어야 잘 나와요.
그 날의 여정에 따라서 설령 같은 사람일지언정 달리 나오는게 신기했어요.
아무리 보아도 그 날 참 좋으셨나보아요- ‘아름다운 부부의 하루’
정말 신기한게 분명 똑같은 사람하고 사는데 요런 사진 찍을 수 있는 기회는 아주 드문 거 같아요.
사람들을 많이 찍어서 그런지 도루피님은 그 비밀을 이미 알고 있군요.
사실은 싸웠을 때 찍은 사진도 있는데 그건 보면 얼마나 무서운데요.
우와~~넘 미인이세요.^^
예전부터 생각했지만 예전 사진한번 구경시켜주심 안될까요?
대학다닐때의 사진이라던가. 김동원님의 사진도요.^^
후훗, 저의 사진찍는 기술이 날로 발전하고 있다고 보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