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나무

Photo by Kim Dong Won
2007년 7월 15일 수락산 오르는 길에서

수락산을 오르다 숲길에 앉아 묻습니다.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거지.
답은 어디에도 없고,
주변엔 한여름으로 접어들면서 더욱 짙어진
나무들의 진한 초록빛 삶만 그득했습니다.
삶을 앞에 놓고,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거지 하고 질문을 던졌더니 삶이 서글퍼졌고,
슬쩍 질문을 지웠더니
나도 나무들처럼 그 자리에서 함께 숨을 쉬며 살아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질문을 그냥 숲길에 휙 던져 버렸습니다.

6 thoughts on “삶과 나무

  1. 이년여전에 서해를 난생처음 가봤어요.
    그러며 그 곳에서 ‘개심사’란 절을 찾아갔죠.
    開心 – 들어가는 초입의 초록 싱그런 미소로 반겨줘 제 마음을 활짝 열어주었어요.
    ‘왜’라는 질문은 참 어려워요,
    그나마 개선해볼 수 있는 ‘어떻게’라는 질문이 외려 더 낫겠단 생각이 들어요.

  2. 잘 던지셨어요.^^
    저도 아름다운 숲에가서 힘들고 지친 마음들,
    왜이렇게 살아야하나 싶은 고단함들을 모두 던져버리고
    그대신 행복한 이유와 아름다운 풀들,꽃들,나무들에 환한
    미소지으며 충전하고 오고싶어요.
    참, 사는게 왜이리 힘들고 재미없냐..그런말은
    배우자에게 큰 상처예요. 전 그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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