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밴드 한음파와 악기 마두금

Photo by Kim Dong Won
2014년 3월 7일 서울 강남역 드림에서
록밴드 한음파의 공연

록 밴드 한음파가 강남의 한 무대에 섰다.
아직 발표되지 않은 곡을 들려주었다.
<백야>와 <유령선>이란 제목의 곡이었고
또 한곡은 아직 곡의 제목을 정하지 못했다며
그냥 아홉번째 곡이라고 소개를 했다.
마치 아직 어머니 뱃속에 있는 아이의 심장 고동을
어머니 배에 귀를 대고 듣는 듯 했다.
때로 우리는 이 세상에 태어나지도 않은 곡을 들을 때도 있다.
음반으로 발표되기 전의 곡은 잉태된 상태의 음악이다.
뱃속의 아기치고는 눈과 코는 물론이고
요동치는 심장의 고동소리 또한 완연했다.


록 밴드의 음악에서 활로 켜는 현악기를 접하긴 쉽지 않다.
그런데 한음파의 공연에서 마두금이라는 악기를 보았다.
몽골 악기이며 악기의 끝부분이 말의 머리 모양으로 되어 있다고 했다.
악기의 이름이 마두금이 된 연유였다.
처음에 설명을 들었을 때는 그러려니 했다.
그러나 말의 머리가 갖는 이미지의 환기력은 강력했다.
마두금을 타기 시작하자 그때부터 드럼 소리가 말발굽 소리로 들렸다.
난 음악을 듣는 것이 아니라 음악을 타고 달리기 시작했다.
연주자도 마두금을 켜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음의 말을 일으켜 초원을 달리고 있었다.
우리는 모두 함께 달렸다.

Photo by Kim Dong Won
2014년 3월 7일 서울 강남역 드림에서
록밴드 한음파의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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