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2

Photo by Kim Dong Won
2007년 7월 26일 시흥 관곡지 연꽃마을에서

“사랑해.”
(약간 강하고 단호한 목소리로.)
-아니 왜 사랑을 말하는데 눈을 똥그랗게 부릅뜨고 그러냐.
좀 부드럽게 할 수 없어.
그렇게 사랑을 말하니까 사랑이 긴장하잖아.
눈알에 핏줄섰어.
눈에서 힘좀 빼고 말하셔.

“사랑해.”
–어어어, 이것 봐라.
사랑해는 나한테 말하면서 다른 데로 눈돌아가는 것 좀 봐라.
시선 고정 못시켜.
잠시라도 한눈 팔면 연잎 대궁을 쑥 뽑아버린다.

Photo by Kim Dong Won
2007년 7월 26일 시흥 관곡지 연꽃마을에서

2 thoughts on “사랑해 2

  1. 정말 재밌는 멘트에 꺼억꺼억 웃고 갑니다.
    연잎이 저렇게 하트를 그리며 커가는걸
    여기가 아니면 어디서 알 수 있을까… 하면서.
    두 번째 하트는 개구장이 어린 청개구리 얼굴같기도 해요.

    1. 요즘은 제가 사진을 찍고 있으면 누군가 저를 찍는 경우도 몇번 느꼈어요.
      저 사람은 도대체 뭘찍고 있나 궁금해 하는 것도 같고…
      보통은 정면을 찍는데 이건 보통 위에서 아래쪽으로 내려다보며 연잎에 코를 박고 찍기 때문에 이상하게 보일 듯도 하고…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