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월 29일 수요일, 이소선합창단은 한국지엠의 부평 공장 앞에서 한국지엠 비정규직과 함께 하는 인천지역의 연대 투쟁 문화제에 함께 했다. 함께 한 것은 합창단만이 아니었다.
이제 막 하루를 마무리하며 저녁 휴식을 위해 몸을 서쪽 하늘로 한껏 낮춘 저녁해가 정규직화 실시와 구조조정 저지를 외치는 정문의 플래카드를 환하게 밝히는 것으로 노동자들의 투쟁에 합세했다. 바람은 플래카드를 밀어 올려 부풀리는 것으로 연대의 뜻을 표했다.
이소선합창단은 물론 노래로 함께 했다. 합창단은 모두 세 곡의 노래를 불렀다. 첫곡 <이름>은 노동자라는 말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름으로 노동자들에게 돌려주었다. 두 번째 곡은 <그날이 오면>이었다. 그 날은 비정규직이 없는 세상이 이루어진 날이었다. 세 번째 곡은 <단결한 민중은 패배하지 않는다>였다. 노래는 그날의 승리를 예언했다. 노동자들은 세 곡의 노래를 부른 합창단에 앵콜을 요청했고 합창단은 앵콜곡으로 <해방을 위한 진군>을 노동자들과 함께 불렀다. 노래를 부르는 동안 모두가 주먹을 불끈쥐고 있었다. 노래는 노래이기도 했지만 비정규직 철폐의 무거운 짐을 짊어진 노동자들 앞에서 잠시 노래로 대신한 싸움이기도 했다.
오늘은 이상한 날이기도 했다. 테너는 모두 네 명이 함께 했는데 다섯 명의 목소리로 울렸다. 합창에는 한 명의 목소리가 더 가미되어 있었다. 공연이 끝나고 나서야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공연이 끝났을 때 가쁜 숨을 몰아쉬며 뒤늦게 나타난 테너 한 명이 있었기 때문이다. 노래를 부른 것은 네 명의 테너였지만 그의 마음은 노래를 부르는 자리에 이미 와 함께 하고 있었다. 네 명의 테너에게서 다섯 명의 테너 목소리가 들린 이유였다. 이소선합창단에서는 때로 몸은 오지 못하나 마음이 와서 함께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이 싸움은 이길 것이나 그냥 승리와는 다를 것이다. 이소선합창단의 노래가 함께 했기 때문이다. 승리는 노래가 함께 한 아름다운 승리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