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과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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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8월 8일 서울의 한 술집에서


어제는 나의 이 입으로 많은 말을 했습니다.
끊임없이 떠들면서 말을 했죠.
아마 그때 내 곁을 지나는 사람들 발길에
무엇인가 툭 채였는데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면
그건 분명 내가 흘린 나의 말이었을 겁니다.
그렇지만 항상 말을 토해내는 게 우리의 입은 아니예요.
오늘은 나의 그 입으로 많은 말을 꿀꺽 집어 삼켰습니다.
우욱, 비위도 좋지요.
심지어 누군가가 뱉아놓은 말도 다 집어 삼켰으니까요.
그냥 꾸역꾸역 집어 삼켰어요.
정말 엄청나게 많은 말을 안으로 집어 삼켰죠.
이러다 너무 많은 말을 삼켜 배가 뻥 터지지나 않을까 걱정도 되더군요.
그치만 나는 아직 살아있습니다.
또 아직 말을 많이 삼켰다고
배가 터져 죽었다는 사람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한동안 말을 하지 않고 말을 집어 삼키면서 살아가 볼 생각입니다.
잘 살 수 있을까요?
걱정은 되지만 사는 게 다 그렇죠, 뭐.

11 thoughts on “입과 말

  1. 말이 많고, 말과 글이 다르고, 말할 때 공격적이고….????
    동원님
    정열적이고 정직하고 참 순수한 분이시네요.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못해요.
    상대에게 아무관심이 없으면 말이 나오지 않고 공격적이 될 수 없죠.
    그리고 아는 것이 없으면 말을 못해요.그만큼 아는 것이 많다는 증거죠.
    말은 하라고 있는 것이니 열심히 하세요.
    듣는 사람에 따라 상대방의 말속에 삶의 지혜도 알게 모르게 가져 가거든요.

    1. 글은 좀 생각하고 쓰게 되는데 말은 감정이 격발시키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게 탈인 것 같아요. 그래서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것 같구요. 그것도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것 같아서 아무래도 말은 잠그고 글만 써야 할 것 같아요. 글도 상처가 되긴 하지만 글은 아무래도 좀 다듬게 되죠. 감정이 격할 땐 글도 못쓰는 경우가 많아서 아무래도 글은 감정을 돌아본 결과인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말은 자기를 돌아볼 시간 여유를 갖질 못하죠. 들어주시는 것 감사드려요. 이렇게 주절이 주절이 늘어놓을 수 있다는 게 제겐 큰 행복이예요.

  2. 예전에 첫 직장 다닐 때,
    제가 아^^하고 말하면 어-_-하고 알아듣는 거예요~
    그래서 그 때 제 수다에 한스럼을 느끼고는
    침묵에 대해 무지 애를 썼는데,
    그 당시엔 불쑥 말이 튀어나와 절 미워하고 그랬어요. ㅋㅋ
    자꾸 생각하다보니까 차차 말이 줄어들대요. (지금 이게 줄어든 거예요,흐)

    참신한 발상 이해 못 하는 타인문제이지, 말 줄이지마세요.

    1. 말은 줄이고, 대신 글만 쓸려구요.
      말할 때 너무 공격적이어서 사람들 상처를 많이 주거든요.
      물론 도루피님 만났을 때는 그간 못했던 말들 다 할 작정이예요.
      그러니 이제는 밤샐 결심을 하고 서울로 오셔야 해요.
      며칠전에도 저녁 7시부터 다음 날 새벽 4시까지 술을 마시며 떠들었다니까요.

  3. 블로그 다시 열었어요. 티스토리에서…
    다시 블로그질을 시작..ㅋㅋ

    말문을 닫고 정말 지내실 수 있을까요?
    전 못지내신다에 한표~! 던져두고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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