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선합창단은 2023년 6월 9일 금요일 6.10 민주항쟁 전야제에 참가했다. 행사는 을지로4가의 푸르지오 아트홀에서 있었다. 벌써 36년전의 일이라고 한다. 그때는 하루 뒤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이제는 그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다들 잘 안다. 대통령 직선제를 이룩해낸 민주항쟁의 불꽃이 그 다음 날 타올랐다. 그리고 그동안 여러 번 대통령을 직접 뽑으며 대통령을 직접 뽑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잘 뽑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으며, 그 깨달음이 지금처럼 여실한 날들도 없다.
사람들은 그날을 기념하며 그 날의 하루 전으로 돌아간다. 그때의 하루 전날은 내일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고 우리에게 속삭인다. 잘못 뽑았다 싶은 대통령을 일찌감치 쫓아내서 뽑힌다고 다 대통령 자리를 넘보는 일이 없는 세상이 민주항쟁의 불꽃 속에 우리에게 올지도 모른다.
이소선합창단은 모두 세 곡의 노래를 불렀다. 첫곡은 <유월의 노래> 였다. 노래가 돌아보는 그 날에는 “독재타도 민주쟁취”로 “하나된 소리”가 되었던 우리가 있다. “투쟁하는 우리”가 곧 “사랑하는 우리”였던 시간들이다. 그 시간들이 우리의 오늘을 가져왔음은 물론이다.
두 번째 곡으로 부른 노래는 <동지를 위하여> 였다. 6.10 항쟁이 민중의 들불로 번지기까지 수많은 이들이 이땅의 민주를 위해 싸우다 목숨을 잃었다. 노래는 그들을 우리의 동지라 부르며 오늘의 시간으로 불러낸다. 그리하여 항쟁의 날을 하루 앞둔 시간이 “머물 수 없는 그리움으로 살아오는 동지”와 함께 하는 시간이 된다.
세 번째 곡은 <선언 1, 2> 였다. 노래 속의 세상은 미래이다. “이제는 무너진 장벽 사이로 흐르는 자유의 물결”이 노래가 꿈꾸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알고 있다. 그날의 항쟁이 군부독재의 장벽을 무너뜨리고 민주 세상을 가져왔지만 그것이 그저 하나의 벽이었다는 사실을. 세상에 존재하는 혐오와 차별의 무수한 벽 너머에 올 우리의 세상이 여전히 미래라는 것을. 그래도 오래전 하나의 벽을 넘어섰다는 것 또한 우리가 가야할 미래에 대한 큰 걸음이었다는 것을 안다. 그리하여 노래는 다시 꿈꾼다. “참 자유 평화 참 평등 위한 새 세상”을.
마지막으로 모든 출연진들이 무대로 나와 <광야에서>를 함께 불렀다. 지금은 마치 다시 광야에선 분위기의 세상이 되어 버렸다. 노래는 “다시 서는 저 들판에서 움켜진 흙이여”라 노래한다. 또다른 출발의 우리에게 이 땅은 흙마저 뜨거운 땅이다. 오래 전 민주 세상으로 가는 큰 걸음을 떼었던 날들의 기억을 가진 사람들이 사는 이 땅은 흙마저 뜨겁다. 함께 부른 노래가 그 땅이 또다른 단계의 민주 세상에 대한 염원으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고 알려주었다.
2 thoughts on “기억하며 또다른 미래를 꿈꾸는 노래 – 이소선합창단의 6.10 민주항쟁 전야제 공연”
반갑게 맞아 주신 동원쌤 고맙습니다🙇
그리고 항상 감동글과 사진 열독하고 있습니다.
평화와 민주의 길에 동원쌤이 계셔서 자랑스럽습니다.
반가웠습니다. 노래하시는 분들의 땀을 제가 잘 알고 있습니다. 매주 연습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임을 오랜 시간 지켜보며 항상 감사하는 마음이었습니다. 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