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의 노래, 청춘의 노래 – 이소선합창단의 제7회 광주 전국민주시민합창축전 공연

Photo by Kim Dong Won
2023년 6월 17일 제7회 광주 전국민주시민합창축전 공연
광주 광주교대 에듀컬쳐아트홀

이소선합창단은 2023년 6월 17일 토요일 광주에서 열린 제7회 전국민주시민합창축전에 참가했다. 지방 공연은 항상 아침 일찍 서울역 근처에서 모여 대절한 버스를 채우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번에는 아침 7시에 모였다. 해가 일찍 떠서 날은 훤했다.
네 시간을 달려 광주에 도착했다. 중간에 두 번의 휴식을 취해야 하는 먼 길이었다. 합창단은 먼저 망월동 민주묘역에 들러 다른 합창단과 함께 민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 땅의 영령 앞에서 노래불렀다. <임을 위한 행진곡>이었다. 폭염주의보가 내려질 정도로 뜨거운 날이었다. 다행이 합창단이 부른 노래의 열기가 더 뜨거워 잠시 더위가 무색해졌다.
공연장인 광주교대 에듀컬쳐아트홀로 이동한 이소선합창단은 리허설을 갖고 연습 시간도 가졌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연습 시간은 인상적이었다. 최선이의 솔로 무대에 함께 오르는 알토 김정경에 대해 기타 반주를 맡은 이응구는 노래를 듣는다고 생각하지 말고 노래가 자신을 위한 노래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겠다고 주문했다. 노래가 김정경의 것이 되는 순간이었다. 합창 연습을 하는 중에 지휘자 임정현이 두 가지를 지적했다. 베이스와 테너가 이어부르는 “이 세상에 주인은 너와 나 투쟁하는 우리 사랑하는 우리”의 부분에선 베이스의 노래를 테너가 이어 받아 더 크게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노래는 단순히 노래가 아니었다. 노래는 이 땅의 민중들이 끈질기게 이어가며 기어코 이룩해낸 민주화 투쟁을 노래로 구현하는 일이었다. 소프라노가 부르는 “독재타도 민주쟁취 하나된 소리”가 흐를 때 지휘자 임정현은 소프라노의 노래 뒤로 흐르는 알토의 “아아아, 우우우”라는 코러스가 구호를 뒷바침하는 함성이라고 했다. 노래는 노래를 부르는 것을 넘어 구호와 함성으로 이룩되는 민주 세상을 노래하는 동안 노래로 들려주는 일이었다.
합창축전은 1부와 2부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1부의 주제는 5월이었고, 2부의 주제는 6월이었다. 이소선합창단은 유월의 첫 순서였다. <민주>와 <유월의 노래>를 이어불렀다. <민주>는 소프라노 최선이가 홀로 불렀다. 노래는 “너는 바람 불꽃 햇살”이었다 노래했다. 노래를 부를 때 알토 김정경이 무대로 걸어나와 노래하는 최선이의 맞은 편에 섰다. 김정경은 광주에서 가까운 광양 태생이다. 광주에서 가장 가까운 곳의 태생을 노래의 맞은 편에 세워 노래는 그를 민주의 상징으로 삼았다.
홀로부른 노래 <민주>는 합창단의 단원들이 모두 들어와 무대를 채우면서 모두가 함께 부르는 <유월의 노래>로 확장되었다. <우리들의 수난>이 <우리들의 투쟁>이 되고 그 투쟁이 다시 <우리들의 사랑>이 되어 <우리의 나라>를 만들어가는 유월의 얘기가 고스란히 담긴 노래이다. 유월이 노래 속에서 <되살아 오는 유월>로 다시 일어서고 있었다.
참가한 합창단의 순서가 모두 끝난 뒤 모두가 두 곡의 노래를 합창했다. 첫 곡은 <상록수>였다. 노래는 상록수가 “비바람 맞고 눈보라 쳐도 온누리 끝까지 맘껏 푸르다”고 했다. 노년은 세상을 지키려 들고 청년은 싸워서 세상을 바꾸려 든다. 상록수는 아마도 싸워서 세상을 바꾸려는 청년의 마음일 것이다. 합창은 우리 모두가 청년으로 살자 했다.
마지막 노래는 <광주출전가> 였다. 노래는 “불타는 투쟁의 깃발”을 올리고는 “무엇이 두려우랴 출전하여라”라고 목소리를 모았다. “억눌린 민중의 해방”이, 또 “조국의 민주와 통일”이 그 노래의 끝으로 와 있었다. 혁명의 도시 광주에서 가진 합창 축전의 마지막 자리에서 잠시 “혁명의 광주”는 “투쟁으로 굳게 뭉친 청춘의 도시”였다. 부지런히 길을 달려 다시 서울로 돌아왔다. 모두가 청춘이 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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