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잎의 거미 놀이

Photo by Kim Dong Won
2007년 7월 25일 양수리 세미원에서

이히히, 무섭지.
난 거미다.
-무섭긴. 하나도 안 무섭다.
연잎이 물방울을 놀려 먹으려 했지만
물방울은 바람이 연잎을 흔들 때마다
연잎 거미의 발을 타고
요리조리 빠져나가며
또르르 또르르 정신없이 굴러다녔다.
입 가까이 다 들어갔다가도
바람이 약간만 흔들어주면
다 삼킨 입속을 여지없이 빠져나갔다.
장난삼아 나도 슬쩍 연잎을 흔들고 지나가곤 했다.
그때마다 물방울만 신이 났다.

Photo by Kim Dong Won
2007년 8월 2일 강화 선원사 연꽃단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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