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낀 날은 시야가 트이질 않는다.
그런 날 멀리 보려고 하면 아쉬움만 남는다.
그런 날은 시선을 안개가 서 있는 자리까지만 가져가
안개와 눈을 맞대고 놀아야 한다.
그럼 풍경이 베일을 쓴 모습으로 우리와 놀아준다.
풍경이 베일을 쓰면 뻔한 표정을 갖고 있어도 신비롭다.
그렇게 길을 가다 보면 안개가 슬쩍 몸을 뒤로 물리면서
시선을 멀리까지 터 주기도 한다.
난 몇 번의 안개낀 산행과 안개낀 강원도 고개를 넘으며
잠깐씩 안개가 갈라지는 순간을 경험했었다.
원래 있던 풍경도 안개가 갈라지며 나타나면
그 느낌은 남다르다.
그렇게 안개가 덮어두었다 보여주면
익숙한 풍경도 신비가 된다.
아니, 안개는 익숙한 풍경 속에도
신비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것이 바로 안개가 가끔 풍경을 가리는 이유인지도 모른다.
잠시 가렸다가 보여주면
우리들이 그 내면의 신비를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깊은 뜻이
안개 속에 있는지도 모른다.
안개가 심한 날, 산을 오르며, 안개와 놀고 싶다.
4 thoughts on “안개 2”
무진기행, 좋죠^^
전 지금 창원버스터미널, 회사 마치고 언양 가는 길이에요.
평등공주님 만나 그 내면의 신비에 대해 이야기 나눌 거예요~
저도 함께 보고 싶은데…
기회되면 나중에 같이 또 봐요.
우린 뭔가 일이 하나 굵직한게 들어와서 끝나야 남해로 갈 수가있어요.
올해는 그게 들어올듯 말듯 그러고 있어요.
전 어제는 한강을 한바퀴 돌았어요, 자전거로.
지금은 무척 다리 아파서 그냥 집안에서 뭉개는 중.
아…안개낀숲은 더 아름답네요.
나는 이 숲의 여신이야~하면서 걷고싶어요.^^
가을소리님을 안개숲의 여신으로 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