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나무

Photo by Kim Dong Won
2007년 4월 23일 경기도 안성목장에서

두 나무는 아주 가까이 살았습니다.
가지를 조금만 더 뻗으면 서로 맞잡을 수 있을만한 거리였죠.
하지만 그 거리는 평생 좁혀지질 않고 언제나 그대로였습니다.
항상 마주보면서도 좁혀지지 않는 거리는
가까운만큼 또 아득하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가까우면서도 아득한 그 거리를 견디질 못합니다.
그래서 같이 뒹굴며 함께 살곤 합니다.
가까이 선 두 나무가
그 가까우면서도 아득한 거리를 견디며 살아가는 것을 보면
참 용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11 thoughts on “두 나무

  1. 저도 forest님과 같은 생각이예요.^^
    조금은 거리를 유지하고 사는 게 더좋더군요.
    함께살면 애타는 그리움은 사라지잖아요.^^
    시월에 두 분 오실 수있는지요?
    그녀님과는 입맞췄습니다.ㅋ

    1. 저희도 시월에 가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 같죠.
      제가 일을 그때까지 마쳐야 하는데… 진도가 잘 나가질 않아요.
      어쨌거나 올해 안에는 한번 내려가려구요.
      저희도 올해 멀리는 못가고 거의 서울 근처만 빙빙 돌았거든요.
      그때까지 그리움을 차곡차곡 쌓아두자구요.

  2. 좁혀지지않는 거리라는 것은 필요악이라고 해야하나요?
    이제는 형제끼리도 좁혀지지않는 거리가 있는 걸 느껴요~특히 결혼 한 형제한테는 더욱 더…-_-

    1. 아무래도 매일 보고 사는게 남편하고 아내다 보니…
      결혼한 입장에선 결혼은 별로 권할게 못되는 거 같아요.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희생된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곤 하니까요.
      그냥 연애하면서 사는게 좋은 듯…

  3.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거리.
    정다운 저 나무 두 그루처럼 사랑해야하는데.^^
    결혼은 정말 별로예요.
    딸들에겐 궂이 결혼해야한다 말 안할거에요.
    아~~정말 결혼생활 너무 싫어.
    결혼 안했다면 남편을 더 사랑했을텐데,ㅋㅋ

    1. 요즘 처자들은 다들 결혼할 생각들을 안해요.
      남자들은 대체로 결혼하려고 하는데
      여자들은 고개를 흔들더라구요.
      주변에서 잘살고 있는 어린 부부들 보면
      대체로 남자가 예전의 여자 역할을 많이 하더군요.
      먼저 퇴근해서 청소하고, 저녁 준비도 해놓고,
      같이 술먹다가도 전화오면 칼같이 들어가고.
      저 녀석은 하는 꼴보니 우리 안보는데선 제 아내를 항상 업고 다닐 거 같다는 생각이 들게 살아요.
      근데 이제는 그게 보기 좋아요.
      세상이 많이 바뀌긴 바뀐 거 같아요.

    2. 저도 그래요.
      차라리 결혼하지않았다면 평생을 그리워하며 살았겠죠.
      살아보니 별거아니네요. 별거하고 싶을 때도 있다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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