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방울 풍경 2제

Photo by Kim Dong Won
2007년 9월 15일 천호동 집앞 골목에서


비가 내렸습니다.
골목의 전선줄에 물방울이 줄을 지어 대롱대롱 매달려있습니다.
매달려 있는 물방울은 좀 힘이 들겠지만
보는 내 눈엔 보석이라도 걸어놓은 느낌입니다.
물방울은 끝까지 손을 놓지 않는 안간힘으로 버팁니다.
보다 보니 물방울의 아름다움은 그 안간힘인 것 같습니다.
나도 손에 은근히 힘을 주어 봅니다.

화분에서 자라고 있는
한 화초의 이파리가 비에 젖었습니다.
아직 채 마르질 않아
물방울이 표면에 송글송글합니다.
물방울은 역시 초록빛 이파리를 적시며
그곳에 맺혀 있을 때 더욱 눈길을 끕니다.
금방이라도 주르륵 미끄러질 것 같은 가파른 경사를
용하게도 그대로 지키며 그 자리에 끝까지 머물러 있습니다.
내 손에도 은근히 힘이 들어갑니다.

Photo by Kim Dong Won
2007년 9월 15일 우리집 2층 화분에서

8 thoughts on “물방울 풍경 2제

    1. 비온 날은 예쁜 풍경이 많더라구요.
      그냥 평범한 풍경도 예뻐지곤 해요.
      비온 날 웅덩이로 내려온 하늘도 예쁠 때가 많구요.
      그런데 올해도 며칠 비오니까 천정에서 비가 새서 좀 골치가 아퍼요.
      하루는 끄떡없는데 한 3일 오니까 빗방울이 새기 시작하네요.
      작년에도 그러더니…

  1. 동원님^^
    힘주어 잡으신 카메라에서
    예쁜 물방울을 잡아 내셨네요.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선
    정말 아름다움을 느끼게 되더라고요.

    1. 일하느라 어딜 나가질 못해서 그냥 집에서 골목보며 사진을 찍곤 해요.
      이번 달에 일을 끝내고 어디론가 떠났다 오고 싶은데 잘 될지 모르겠어요.
      프리랜서의 운명인가 봐요. 일없으면 초조하고, 일밀리면 스트레스받고…

  2. 어제 소파에 앉아서 들었던 비내리는 소리 참 좋았어.

    햇빛을 받아 반짝 반짝 빛나는 물방울 다이아들, 지금 2층 베란다에 많이 있더라.

    1. 그게 정말 잠깐이야.
      해나면 거의 곧바로 없어진다니까.
      물방울 사진은 비가 좀 그친다 싶을 때 카메라 들고 나서거나 빗속에서 찍어야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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